직장 상사의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증거 남기고 싶은데 몰래 촬영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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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상사의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증거 남기고 싶은데 몰래 촬영해도 될까?

2021. 02. 16 15:1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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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증거 수집 목적으로 촬영하는 것 문제 안 되지만⋯경계가 모호하므로 주의해야

일하는 게 마음에 안 든다는 애매모호한 이유로 온갖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담당자를 고소하기로 한 A씨. 증거를 남기기 위해 이를 몰래 촬영하려고 하는데 오히려 자신이 처벌받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셔터스톡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A씨는 출근길이 지옥 같다. 자신이 일하는 게 마음에 안 든다는 애매모호한 이유로 온갖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담당자 B씨 때문이다.


결국 견디다 못한 A씨는 B씨를 고소하려고 한다. 딴소리하지 못하도록 증거도 철저하게 남길 셈이다. 그렇지만 녹음만으로 자신의 폭행 사실까지 증명하긴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고민이 된다. 카메라로 몰래 영상을 찍어서 증거를 남기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괜히 이 일로 자신이 도리어 처벌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하다. 이리저리 검색해 봤지만, 대부분이 성범죄 불법촬영에 관한 이야기라 별로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이에 변호사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한 A씨.


"폭언·폭행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그 사람을 몰래 촬영해도 될까요? 저도 남자고, 그 사람도 남자니까 상관없겠죠?"


성적수치심 유발한 게 아니라면 처벌받지 않을 것

변호사들은 A씨처럼 폭언과 폭행 증거를 수집하기 위함이 목적이라면 불법촬영죄로 처벌받지는 않을 거라고 했다.


우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제14조는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촬영했을 때,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남성이 남성을 촬영하기 때문에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법에서 처벌하는 불법촬영은 '성적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경우기 때문이다.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는 "상대방의 성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적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을지를 따진다"고 했다.


율명법률사무소의 김진욱 변호사도 "상대방이 남성이라도 죄가 될 수 있다"며 "동의 없이 성적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했을 때 성립한다"고 했다.


다만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증거수집 확보 차원이라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 경계가 모호하므로 주의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초상권 침해 문제 삼을 수 있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야

변호사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A씨의 경우는 단순히 증거수집을 위해 상대방을 촬영하기에 불법촬영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을 거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있다.


법무법인 명재의 김연수 변호사는 "A씨가 증거수집 목적으로 촬영한 것이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해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프렌즈 법률사무소의 이동찬 변호사도 "상대방의 폭언과 폭행 증거자료 수집 목적으로 몰래 촬영을 할 경우, 형사소송법상 위법수집증거 논쟁 소지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다만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초상권 침해도 문제 삼을 수 있다.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도 "촬영 당한 상대방이 초상권 침해 등을 이유로 민사 소송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그렇다 해도 인정되는 액수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 변호사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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