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사과하고 옆 건물 갔는데…배달기사, 뺑소니범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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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사과하고 옆 건물 갔는데…배달기사, 뺑소니범 될까요?

2026. 08. 20 17:5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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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서 자전거 밀다 행인과 '툭', 배달 픽업 간 사이 경찰 신고…'도주 의사' 없었음 입증이 관건

전기자전거로 행인을 친 배달기사가 사과 후 잠시 자리를 떴다가 뺑소니 혐의를 받게 됐다. / AI 생성 이미지

배달기사 A씨는 최근 인도에서 전기자전거를 끌고 가다가 행인과 부딪혔다. 즉시 고개를 숙여 사과했지만, 잠시 후 A씨는 뺑소니(도주치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사람이 많아 시속 2~3km로 자전거를 밀고 가다가 벌어진 경미한 사고였다. 사과 후 별다른 반응이 없어 밀린 배달 음식을 가지러 바로 옆 건물로 향한 것이 화근이었다. 피해자가 뒤쫓아와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경찰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계속 사과했고 경찰이 왔을 때도 현장에 있었지만, 경찰은 A씨가 사고 현장을 이탈했다며 조사를 통보했다. A씨는 뺑소니 혐의를 벗을 수 있을까?


'죄송하다' 사과하고 옆 건물 갔을 뿐인데…'뺑소니' 신고


배달기사 A씨는 최근 인도에서 전기자전거를 손으로 밀며 이동하고 있었다. 사람이 많아 시속 2~3km의 느린 속도로 걷던 중, 행인을 피하려다 자전거 뒤편의 배달통이 옆을 지나가던 B씨와 살짝 부딪혔다.


A씨는 즉시 뒤돌아보며 연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B씨는 별말이 없었고, 크게 부딪힌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A씨는 밀린 배달 음식을 픽업하러 바로 인근 건물 뒤편으로 향했다.


그러나 B씨가 뒤쫓아와 가슴이 아프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이 오기 전후로 계속 사과했지만, B씨는 “경찰 부르니까 이제야 사과한다”며 대화를 거부했다. A씨는 약 50m를 쫓아가며 사과를 시도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배달 업무를 재개했다.


다음 날 A씨는 경찰로부터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도주치상, 즉 뺑소니 혐의로 조사 받으러 나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사고 장소를 임의로 이탈했다는 이유였다.


'도주 의사' 없었음이 관건…변호사들 “현장 이탈 경위 소명해야”


변호사들은 A씨의 행위가 뺑소니로 인정될지는 ‘도주 의사’가 있었는지에 따라 갈린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현장을 떠났다는 사실만으로 뺑소니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명중 임승빈 변호사는 “사고 자체보다 '사고 후 이탈이 도주 의사에 의한 것인지'가 특가법(도주치상)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락처 교환이나 피해자의 상태 확인 없이 건물 뒤편으로 이동한 부분은 '구호조치 없이 이탈했다'는 쪽으로 해석될 수 있어 이 부분 소명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법무법인 한강 이주한 변호사는 “사고 직후 즉시 사과했고,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현장에 있었으며 경찰에게 사고 경위까지 설명했다면 도주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배달이 밀려 음식을 픽업하러 잠시 이동했을 뿐 도주 의사는 없었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드러나야 방어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정벽 김인규 변호사도 “사고 직후 사과했고, 피해 정도가 크지 않은 것으로 생각해 잠시 배달 픽업을 하러 이동했으며 도주할 의사는 전혀 없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CCTV가 결정적 증거…전기자전거 종류 따라 처벌 달라질 수도


변호사들은 A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로 CCTV 영상 확보를 무엇보다 강조했다.


소프트리걸 법률사무소 황규목 변호사는 “CCTV 영상이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라며 “시속 2~3km로 끌고 가던 중의 경미한 접촉, 즉시 사과, 짧은 거리 이동이 영상으로 확인되면 도주 고의를 부정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 역시 “A씨가 두 발로 밀며 이동 중이었고, 사고 직후 즉시 사과했으며, 현장 인근에 계속 머무른 정황은 도주 의사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실관계”라며 “CCTV 영상은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핵심 증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씨가 이용한 전기자전거의 종류에 따라 특가법 적용 자체가 배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가법상 도주치상죄는 '자동차'나 '원동기장치자전거'에 적용되는데, 일반적인 전기자전거는 법적으로 '자전거'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전기자전거가 페달 보조 방식 등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 일반 전기자전거라면 법적으로 ‘자전거’에 해당해 특가법 적용 자체를 다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스로틀 방식이면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평가될 수 있어, 자전거 사양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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