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모텔 연쇄살인' 김소영, 재판서 "스킨십 피하려 약물 건네" 주장
'강북 모텔 연쇄살인' 김소영, 재판서 "스킨십 피하려 약물 건네" 주장
'과거 스킨십 방어' 주장하며 살인 고의성 부인
법리상 정당방위 성립은 한계

'강북 모텔 연쇄살인' 피의자 김소영 /연합뉴스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으로 기소된 김소영(20)이 재판 과정에서 과거 피해자의 신체 접촉에 대응하기 위해 범행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다.
법정에서는 피고인이 의식이 불분명한 남성을 이끄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약물 강요 진술과 CCTV 영상 공개
7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씨의 2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 A씨는 김 씨가 건넨 비타민 음료에서 쓴맛이 나 마시기를 거부했으나, 김 씨가 '원샷하라'며 전량을 마실 것을 강요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증거 조사를 위해 경기 남양주의 한 카페 엘리베이터 CCTV 영상을 재생했다.
영상 속에는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휘청이는 남성과 그를 이끄는 김 씨의 모습이 담겼다.
사건을 맡은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오병희 부장판사)는 해당 영상을 통해 당시 정황을 살폈다. 방청석에서는 김 씨의 모습에 작은 욕설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스킨십 방어' 주장의 법리적 한계
김 씨는 재판부가 증인에게 질문이 있느냐고 묻자 '과거 자신에게 동의 없이 신체 접촉을 한 적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는 원치 않는 스킨십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약물 탄 음료를 건넨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리적으로 형법 제21조에 따른 정당방위나 과잉방위가 성립하려면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피고인의 주장은 과거의 경험에 기반한 것으로 침해의 '현재성'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또한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몰래 투여한 행위는 피해자를 의식불명이나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위험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방위 행위의 상당성과 법익 균형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것으로 해석된다.
살인 고의성 부인 전략… 다음 기일 6월 11일
판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주장은 범죄 성립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살인의 고의를 다투거나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을 확보하려는 방어 전략으로 분석된다.
과거의 신체 접촉 경험이 약물 투여라는 행위의 위법성을 조각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올해 2월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약물이 든 음료를 먹여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의식 잃게 한 혐의로 지난 3월 구속기소 됐다.
지난달 30일에는 다른 남성 3명에게 비슷한 수법으로 상해를 입힌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재판부는 오는 6월 11일 오후 4시 30분에 열리는 다음 재판에서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