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이라는 숫자의 공포, 1만원짜리 영상이 10년의 족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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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이라는 숫자의 공포, 1만원짜리 영상이 10년의 족쇄 될까

2026. 06. 08 10:5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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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DM으로 아청물 구매 후 1년째 불안…'고의성' 입증이 처벌 가른다

인스타그램에서 1만 원에 음란 영상을 구매한 남성이 판매자 프로필의 '08'을 보고 아청물일 수 있다는 공포에 1년간 불안에 떨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작년 8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1만 원 주고 음란 영상을 샀다. 영상 자체는 평범했지만, 판매자의 프로필에 적힌 '08'이라는 숫자를 본 순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아청물)일지 모른다는 공포에 즉시 영상을 삭제했지만, 불안은 1년째 계속되고 있다.


판매자가 검거되면 자신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서, 법조계는 “사건화 가능성을 단정할 수 없으며, 핵심은 '고의'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1년 이상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죄, 한순간의 호기심은 과연 어떤 대가로 돌아올까?


1만원의 유혹, '08'이 남긴 1년의 공포


모든 것은 작년 8월, 인스타그램 추천 스토리에 뜬 음란물 판매 게시물에서 시작됐다. 한 남성은 호기심에 판매자에게 개인 메시지(DM)를 보내 1만 원을 내고 영상을 구매했다.


영상을 봤을 때는 출연자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구매 후 판매자의 프로필을 다시 확인한 그는 '08'이라는 숫자를 발견하고 경악했다.


2008년생을 암시하는 표식에 겁을 먹고 즉시 관련 영상과 계정을 모두 삭제했다. 그러나 공포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판매자가 검거되면 구매자도 잡혀 간다'는 말을 듣고, 그는 1년 가까이 판매자의 아이디를 검색하며 활동 여부를 확인하는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판매자 잠적, 정말 안전한 걸까? 변호사들의 엇갈린 진단


남성이 유일하게 희망을 거는 지점은 판매자가 현재 활동을 멈췄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일부 변호사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편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판매자가 활동하지 않는다면 사건화 가능성은 낮습니다"라고 진단했으며, 법률사무소 수훈 박도민 변호사 역시 "사건화 가능성은 낮아보이는 점 참고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청물 구매 수사가 통상 판매자 검거 후 계좌 추적 등을 통해 구매자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섣부른 안심은 금물이라는 경고가 더 많다. 법률사무소 한강 김전수 변호사는 "'판매자가 현재 활동하지 않는다'거나 '계정이 사라졌다'는 사정만으로 사건화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법률사무소 허은석 변호사 역시 "판매자가 현재 활동하지 않는 것과 수사 진행 여부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청물 소지죄의 공소시효는 10년에 달하기에, 잠복해 있던 수사가 언제든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법정의 핵심 쟁점, '알고 샀는가'를 둘러싼 공방


만약 판매자가 검거돼 수사가 시작된다면, 법정의 모든 시선은 '고의성'에 쏠리게 된다. 아청물임을 '인식'하고 구매했는지가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기 때문이다.


남성이 "영상만으로는 알 수 없었고, 의심 정황을 발견한 즉시 삭제했다"고 주장하는 점은 방어에 유리한 요소다.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영상 자체만으로는 이를 알기 어려웠고 프로필의 숫자를 확인한 후 의심이 들어 즉시 삭제하였다는 정황은 추후 고의성을 부정하고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검찰은 판매자 프로필에 '08'이라는 명백한 암시가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미필적 고의'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구매 당시 고의성을 다툴 수 있는지가 쟁점이나 게시글 등에 나이를 유추할 수 있는 경우라면, 고의성 부정이 쉽지 않다"며 양면성을 함께 지적했다.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진술부터 정리하라"


그렇다면 남성은 이 불안한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 변호사들은 한목소리로 "혼자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전문가와 함께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판매자의 활동 여부를 계속 검색하는 행위는 무의미하며, 그 시간에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는 "지금은 검색이나 접촉을 반복하기보다 당시 결제, 대화, 삭제 경위를 정리하고 진술 방향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법무법인의 장휘일 대표변호사 역시 "혼자 판단해 진술을 준비하면 불리한 표현이 남을 수 있습니다"라며 초기 단계에서부터 변호사와 상담해 방어 전략을 세울 것을 강력히 권했다.


한순간의 실수가 10년의 족쇄가 될 수 있는 아청물 범죄. 막연한 공포에 갇혀 있기보다, 객관적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법적 위험성을 점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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