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선임 가혹행위 신고했더니…되려 '조사하겠다'는 위협
군 선임 가혹행위 신고했더니…되려 '조사하겠다'는 위협
특전사 병사의 절규 "신고 묵살에 2차 가해까지 당했다"

선임의 가혹행위를 신고한 특전사 병사에게 지휘관이 정신과 진료를 권하는 등 2차 가해를 했다. / AI 생성 이미지
특전사에서 선임들의 폭언과 가혹행위를 신고한 병사가 지휘관으로부터 오히려 군사경찰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는 위협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지휘관은 '넌 피해자가 아니다'라며 조치를 거부하고 정신과 진료를 권하는 등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알려져 군 인권 문제와 지휘체계 붕괴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압존법 강요에 욕설까지…신고하자 돌아온 2차 가해
특전사 ○공수여단에 복무 중인 A씨는 전입 직후부터 선임들의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압존법 등을 사용하라는 강요와 암기, 11월 11일엔 선임들에게 욕설과 폭언, 협박 등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즉시 지휘관인 중대장에게 피해 사실을 신고했지만, 상황은 해결되지 않았다. 그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자, 중대장은 형식적인 조사를 한 뒤 "넌 피해자가 아니니 조치해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내놨다. 심지어 가해 선임 중 한 명은 아무런 징계 없이 전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문제 제기가 계속되자 중대장의 2차 가해는 노골적으로 변했다. A씨에 따르면 중대장은 "네가 원하는 조치 안 되니까 그냥 정신과 진료나 받으라", "네 말고는 그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다"며 그를 문제 병사로 취급했다.
급기야 A씨가 자신을 파렴치한으로 만든다며 "군사경찰에 조사시킬 거라는 황당한 위협과 협박"까지 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법조계 "명백한 가혹행위·직권남용, 중대장도 처벌 대상"
법률 전문가들은 선임들의 행위는 물론, 지휘관의 대응까지 모두 법적 처벌이 가능한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김경태 변호사(법률사무소 김경태)는 "선임들의 폭언, 협박 등은 군형법상 가혹행위죄에 해당하며, 중대장의 2차 가해와 신고자 협박은 직권남용죄와 군인권침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육군 군검사 출신인 남희수 변호사(더신사 법무법인)도 "중대장과 같은 상급자가 이를 묵인하거나, 신고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에도 직무유기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직접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김진환 변호사(법무법인 지금)는 "확실하게 조사하고 처벌하기를 원하신다면,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있는 민원보다 정식으로 경찰서(군사경찰)에 형사고소하는 방법이 최선입니다"라고 조언했다.
실제 군형법 제62조는 위력을 이용한 가혹행위를 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진료 기록도 증거"…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법적 대응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증거 확보가 핵심이다. 박상호 변호사(캡틴법률사무소)는 "관련 녹취, 문자, 상담 내역 등을 확보해 증거화하시고, 심리상담은 치료 목적 외에 피해자 진술 신빙성 확보에도 도움됩니다"라고 강조했다.
중대장이 권유했던 정신과 진료와 관련해서는, 김경태 변호사가 "정신과 진료 기록은 오히려 피해 입증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군 내부에서 해결이 어려울 경우 외부 기관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윤관열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이)는 "군인권보호관(국방부 내 독립기구)이나 민간 단체인 군인권센터에 신고하여 도움을 요청하십시오"라며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피해 병사는 현재 선임과 중대장 모두에 대한 법적 조치를 강하게 원하고 있어, 향후 군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