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안 만나주면 이 영상 퍼뜨릴 거야" 그 말, 최소 징역 1년짜리 협박입니다
"나랑 안 만나주면 이 영상 퍼뜨릴 거야" 그 말, 최소 징역 1년짜리 협박입니다
이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영상 가지고 협박하던 전 남자친구
협박에 지쳐 고소했더니⋯이미 친구에게 그 영상 보낸 상태였다
촬영하고 공유한 전 남자친구도, 이를 본 친구도 모두 처벌 대상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귈 때 합의 하에 촬영한 동영상을 볼모로 삼아 협박을 일삼은 전 남자친구. 이를 신고하고 나니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이미 그 영상을 친구에게 공유했던 것. 전 남자친구뿐만 아니라 그의 친구도 처벌받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다시 나랑 만나자. 안 그러면 이 영상 주변 사람들에게 보낼 거야."
A씨는 오랜 고민 끝에 전 남자친구 B씨와의 관계를 청산했지만,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귈 때 합의 하에 촬영한 영상을 볼모로 삼아 협박을 이어갔다. 결국 A씨는 협박죄로 전 남자친구 B씨를 고소했다.
그런데 A씨는 경찰에 고소한 후에 또 다른 사실을 알게 됐다. B씨가 이미 자신의 친구에게 '그 영상'을 보낸 상태였던 것. 이 사실을 몰랐던 A씨는 B씨만 고소했는데, 이를 본 친구는 경찰 조사조차 받지 않은 듯했다. 지금이라도 영상을 본 친구까지 처벌받게 할 방법은 없는 걸까?
우선, 이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전 남자친구는 협박죄 외에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에 따라서도 처벌될 수 있다.
해당 영상을 가지고 A씨를 협박한 경우 동법 제14조의 3이 적용될 수 있다.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형법상 협박죄가 적용될 때보다 처벌 수위가 높다. 형법이 적용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덧붙여 A씨가 동의하에 촬영했던 영상이어도 이후 A씨의 의사에 반해 퍼뜨렸다면, 이 또한 처벌 대상이다(제14조 제2항).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별도로 변호사들은 "영상을 본 B씨의 친구도 당연히 처벌 대상"이라는데 의견을 함께했다. 성폭력처벌법은 영상을 찍은 사람뿐만 아니라, 그 촬영물 등을 다운받거나 보기만 해도 처벌 대상이 된다(제14조 제4항). 만약 B씨의 친구도 제대로 수사를 받게 된다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A씨는 경찰이 전 남자친구 B씨의 친구가 영상을 봤다는 사실을 알았는데도 수사를 하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 이에 대해 '변호사 오상민 법률사무소'의 오상민 변호사는 "A씨가 (B씨의 친구에 대한) 별도의 고소장을 접수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은 고소가 접수된 피고소인(B씨)에 한정해 수사를 하려고 할 것"이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는 이 경우를 '인지사건'이라는 단어를 들어 설명했다. 인지사건은 범죄가 발생했음을 수사기관이 알아차리고 스스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심 변호사는 "(조사과정에서 범죄사실이 밝혀졌다면) 경찰은 B씨 친구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어야 한다"면서 "현재는 A씨가 따로 고소하지 않아, 별개로 입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알아서 수사를 해주면 좋겠지만 현재는 그게 어려워 보이는 상황. 변호사들은 A씨에게 B씨 친구를 가해자로 하는 내용의 고소장을 추가로 제출하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