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연상' 계모의 양딸 되면…두 엄마 재산 모두 상속받을 수 있을까?
'10살 연상' 계모의 양딸 되면…두 엄마 재산 모두 상속받을 수 있을까?
'성인입양'은 만능 열쇠일까, 숨겨진 함정은 없을까…변호사들이 밝힌 결정적 조건

아버지가 위독해지자 딸은 재산이 계모 사후 타인에게 갈 것을 우려해 '성인입양'을 고민한다. / AI 생성 이미지
아버지가 위독해지자 딸은 고민에 빠졌다. 아버지의 재산이 재혼한 계모를 거쳐 엉뚱한 곳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녀는 '성인입양'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이번엔 친어머니가 물려줄 재산을 잃을까 걱정이다. 과연 딸은 두 어머니의 재산을 모두 지킬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가능하다'고 말하면서도, 자칫 모든 계획을 수포로 돌릴 '치명적 조건'이 숨어있다고 경고한다.
"아버지 재산, 계모 거쳐 남에게 갈라"…딸의 절박한 선택 '성인입양'
최근 아버지가 위독해지면서 A씨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10년 전 아버지와 법률혼 관계를 맺은 계모는 A씨 남매와 혈연관계가 없다. 만약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재산은 법에 따라 계모와 A씨 남매가 나눠 갖게 된다.
진짜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한다. 계모가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은 뒤 사망할 경우, 그 재산은 계모의 피를 나눈 가족에게 넘어가고 A씨 남매는 한 푼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아버지의 평생이 담긴 재산이 하루아침에 '남'의 것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A씨는 계모의 양딸이 되는 '성인입양'을 심각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
계모의 딸 돼도, 친모 재산 문제없나?…'일반입양'의 마법
A씨의 가장 큰 걱정은 친어머니와의 관계였다. 친어머니는 A씨와 동생에게 집을 한 채씩 물려줄 계획이었고, 보험 수익자 역시 A씨로 지정해둔 상태였다. 만약 계모의 양딸이 되면 이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아니'라고 답한다. 비밀은 '친양자 입양'이 아닌 '일반입양'에 있다.
법무법인 강남 류재연 변호사는 "성인입양이 되더라도 친모와의 법적 천륜은 단절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며 "친모 사망 시 친동생과 함께 공동상속인으로서 주택을 정상적으로 상속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일반입양은 양부모(계모)와의 법적 관계를 형성하면서도, 친생부모(친모)와의 관계는 그대로 유지하는 '이중 상속권'을 보장하는 셈이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 역시 "일반입양은 친생부모와의 혈족 관계를 단절시키지 않아, 친모님이 지정해 둔 보험 수익자 권리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10살 차이 OK, 법원도 불필요"…하지만 진짜 '함정'은 따로 있었다
성인입양 절차는 생각보다 간단해 보인다. 10살의 나이 차이나 동성이라는 점은 법적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민법상 양부모가 양자보다 나이가 많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심 심규덕 변호사는 "성인입양은 가정법원 허가가 필요 없으며, 당사자 간 합의와 친생부모 동의를 받아 관할 시구읍면사무소에 신고하시면 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함정이 숨어있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민법 제874조 제1항은 '배우자가 있는 사람은 배우자와 공동으로 입양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즉, A씨의 계모는 현재 친부와 법률혼 관계에 있으므로 단독으로 A씨를 입양할 수 없다. 반드시 남편인 '친부와 계모가 공동으로' 입양 절차를 밟아야만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이 조건을 모르고 계모 단독으로 입양을 진행할 경우,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치명적인 지점이다.
입양만이 정답 아니다…'유언·증여'라는 다른 길
전문가들은 성인입양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현재 고민의 핵심이 상속 문제라면, 반드시 성인입양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라며 "계모의 유언장 작성이나 유증, 사전 증여 등 다른 방법이 더 적합한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 역시 "만약 입양 절차가 부담스러우시다면, 아버님의 유언장 작성이나 사전증여를 통해 남매분의 상속 재산을 미리 안전하게 확보하는 방법도 함께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결국 복잡하게 얽힌 가족 관계와 재산 구조 전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장 유리한 방안을 찾는 법률 전문가의 조력이 필수적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