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아동 135m 따라가며 "편의점 가자"…법원, 미성년자유인미수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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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 아동 135m 따라가며 "편의점 가자"…법원, 미성년자유인미수 '무죄'

2026. 09. 03 10:35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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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보호관계 이탈시킬 '유인 고의' 미입증

1심 이어 2심도 검사 항소 기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술에 취해 8세 아동에게 "같이 편의점에 가자"며 집 앞까지 따라간 A씨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미성년자를 기존의 보호관계에서 이탈시키려는 '유인의 고의'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135m 쫓아간 A씨…친오빠 친구들이 막아서

2022년 12월 5일 오후 8시 25분경, 서울 관악구의 한 도로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근처 놀이터에서 친오빠의 친구들과 놀다가 혼자 귀가 중이던 8세 피해 아동에게 다가가 "어디 가니? 같이 편의점에 가자"라고 말을 걸었다.


이후 A씨는 피해 아동의 집 앞까지 약 135m를 쫓아갔다. 이 모습을 본 피해 아동 친오빠의 친구 2명이 다가와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막아서면서 A씨의 유인 행위는 미수에 그쳤다. 이에 검찰은 A씨를 미성년자유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 법원 "유인의 고의 입증 부족"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형법상 미성년자유인죄가 성립하려면 기망이나 유혹을 수단으로 미성년자를 자유로운 생활관계 또는 보호관계로부터 이탈시켜 자기의 지배하에 옮기려는 의도가 입증되어야 한다.


미성년자를 기존의 생활관계 및 보호관계로부터 이탈시킬 의도가 없는 경우에는 실행의 착수조차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태도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에게 이러한 의도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정황을 무죄의 근거로 들었다.


A씨는 당시 술을 많이 마셔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고, 피해 아동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편의점에 갈래"라고 말한 것 외에 피해 아동을 현혹시키려는 언행을 하지 않았다.


범행 당시 시각이 일몰 후이긴 했으나 차량 통행이 많은 마을버스 종점 인근이었다. 피해 아동 친오빠의 친구들 2명이 처음부터 피해 아동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따라가며 보호하고 있었고, 그중 1명은 피해 아동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A씨에게 성범죄나 아동범죄 처벌 전력이 없고 쌍둥이 딸을 키우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술에 취해 먹을 것을 사주고 싶은 마음에 그랬을 것 같다"는 A씨의 변소가 전혀 터무니없다고 보기 어렵다.


검사 항소했지만…2심도 "원심 판단 정당해"

검사는 피해 아동의 연령, 범행 장소와 시간 등을 고려하면 A씨에게 피해 아동을 사실적 지배 아래로 옮길 의도가 있었다며 1심 판결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같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심이 조사한 증거와 대조해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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