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명의 아파트, 아내 '5대5' vs 남편 '8대2'…법의 저울은 어디로
공동명의 아파트, 아내 '5대5' vs 남편 '8대2'…법의 저울은 어디로
결혼 6년차 재산분할 전쟁, 계약금 낸 아내와 잔금 낸 남편의 동상이몽

이혼을 앞둔 부부의 공동명의 아파트 분할은 명의보다 자금 출처가 중요하다. / AI 생성 이미지
결혼 6년 차, 이혼을 앞둔 부부가 공동명의 아파트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계약금 4500만 원을 낸 아내는 '5대5' 분할을, 부모에게 2억 원을 지원받은 남편은 '8대2'를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린다.
'공동명의=절반' 공식은 과연 유효할까? 12명의 법률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 이 재산 전쟁의 향방을 예측해 본다.
"내 명의 절반인데" vs "우리 부모님 돈 2억은?"…한 치 양보 없는 대립
결혼 6년 만에 파경을 맞은 부부의 갈등 중심에는 분양가 4억 5천만 원, 현재 호가 6억~7억 원에 달하는 공동명의 아파트가 있다.
아내는 아파트가 공동명의인 점, 분양 계약금 4,500만 원을 본인 측에서 부담한 점, 결혼 초 친정에서 혼수와 생활비로 5,500만 원을 지원했다는 점을 근거로 아파트 매각 후 자산을 정확히 반으로 나누자고 요구한다.
하지만 남편의 생각은 확고히 다르다. 그는 8대 2 분할을 주장하며 아내의 요구가 터무니없다고 맞선다.
아파트 잔금 중 2억 원이라는 거액을 남편의 부모님이 지원했고, 주택담보대출의 주채무자로서 매월 150만 원의 원리금을 홀로 상환해 왔다는 것이다. 심지어 혼인 중 아내가 진 카드론 빚 1,500만 원까지 대신 갚아줬다며, 재산 형성과 유지에 대한 자신의 기여가 압도적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공동명의 믿었는데…전문가들 "5:5는 터무니없는 주장" 일축
아내의 ‘5대5’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공동명의라는 이유만으로 바로 5:5를 요구하는 아내의 주장은 법리적으로는 터무니 없는 주장입니다"라며 "아내의 기여도를 아무리 인정해도 5:5는 대한민국 어떤 법원도 받아들여주지 않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재산분할은 등기부등본의 명의보다 실제 자금 출처와 형성 과정을 훨씬 중요하게 따진다는 것이다.
다른 변호사들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는 "재산분할에서는 명의뿐 아니라 실제 자금 형성 과정, 대출 상환 기여, 혼인기간 동안의 경제·가사 기여 등을 종합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단순히 이름이 함께 올라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재산을 절반씩 나눌 수 있다는 생각은 법원에서 통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승패 가를 '부모님 지원금'…'특유재산' 인정 여부가 관건
이번 사건의 분할 비율을 결정할 최대 변수는 남편 부모가 지원한 2억 원의 법적 성격이다. 부부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졌거나 혼인 중 부모로부터 증여·상속받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에서 제외되는 '특유재산'으로 인정될 수 있다. 만약 이 2억 원이 남편의 특유재산으로 인정된다면, 남편의 기여도는 크게 올라간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남편 부모가 제공한 2억원은 특유재산(증여)으로 분할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되나, 유지증가에 아내 기여가 있다면 분할대상에 포함됩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쉴드 이진훈 변호사 역시 "남편 부모의 잔금 2억, 남편의 주담대 상환, 카드론 대납은 남편의 기여로 강하게 반영됩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아내가 가사노동 등을 통해 해당 재산의 유지 및 가치 상승에 기여한 점이 인정되면, 특유재산이라도 일부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
최종 스코어는? "8대2도, 5대5도 아냐…7대3이 현실적"
그렇다면 법원이 내릴 가장 현실적인 판단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양측의 극단적인 주장은 모두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남편이 요구하는 '8대2'는 아내의 계약금 기여와 6년간의 혼인생활 기여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아내의 '5대5' 역시 남편 측의 압도적인 자금 기여를 간과한 주장이라는 것이다.
다수의 전문가가 제시한 현실적인 합의선은 '7대3' 또는 '6.5대3.5'였다.
정진열 변호사는 "합의를 목표로 하신다면 7:3 또는 6.5:3.5 수준에서 절충점을 찾는 것이 현실적입니다"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 또한 "유사한 가사 소송을 성공적으로 해결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남편분의 기여도는 최소 60%에서 70% 이상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전망했다.
결국 감정적인 비율 싸움을 멈추고, 각자의 기여를 입증할 객관적인 금융 자료를 통해 합리적인 타협점을 찾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