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돌아가시자 나타난 '이혼한 고모의 아들'…도장 안 찍어주는데 무시해도 될까?
할머니 돌아가시자 나타난 '이혼한 고모의 아들'…도장 안 찍어주는데 무시해도 될까?
022년 사망한 고모의 아들, 상속권 주장하며 협조 거부…'대습상속' 제도 따라 정당한 권리, 협의 안 되면 법원 심판으로 해결해야

조모 사망 후 유산 상속 중, 먼저 세상을 떠난 고모의 아들이 나타나 '대습상속'을 주장하며 분쟁이 발생했다. / AI 생성 이미지
최근 조부모님이 같은 해에 연달아 돌아가신 후 A씨 가족은 유산 정리에 나섰다. 유산은 할머니 명의로 된 아파트 한 채. 할머니의 자녀는 A씨의 아버지를 포함해 총 다섯 남매였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2022년에 이미 세상을 떠난 막내 고모의 아들 B씨가 자신의 상속 지분을 주장하며 도장을 찍어 주지 않겠다고 나선 것이다. B씨는 막내 고모가 첫 번째 결혼에서 낳은 아들이었다.
A씨 가족 입장에선 생소한 상속인의 등장에 당혹스러운 상황. B씨를 무시하고 나머지 가족끼리 아파트를 처분할 수는 없는 걸까?
할머니보다 먼저 세상 떠난 막내 고모…그 아들이 상속권을 주장한다
A씨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최근 같은 해에 사망했다. 남겨진 재산은 할머니 명의의 아파트 한 채로, 유언장은 없었다. 원칙대로라면 할머니의 다섯 자녀가 1/5씩 나눠 가져야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상속인이 될 자녀 중 막내 고모가 2022년, 할머니보다 먼저 사망한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상속 절차를 진행하려 하자 막내 고모가 첫 결혼에서 낳은 아들 B씨가 나타나 자신의 상속 지분을 요구하며 협조를 거부했다.
상속재산 분할은 상속인 전원의 동의가 필요한데, B씨가 도장을 찍어 주지 않아 모든 절차가 멈춰 섰다.
'대습상속' 제도에 따라 B씨의 지분 요구는 정당한 권리
결론부터 말하면 B씨의 지분 요구는 법적으로 정당하다. 변호사들은 '대습상속' 제도에 따라 B씨가 할머니의 재산에 대한 상속권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막내 고모가 할머니보다 먼저 사망했다면 막내 고모의 자녀와 사망 당시 법률상 배우자는 막내 고모의 지위를 대신하여 대습상속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첫째 아들도 친생자로 확인된다면 부모의 이혼이나 재혼 여부와 관계없이 상속권이 있으므로, 도장을 찍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 지분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 역시 "막내 고모가 받았을 몫은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대습상속이라는 제도에 따라 막내 고모의 배우자와 자녀들이 그 지위를 이어받아 상속하게 된다"며 "B씨는 어머니를 대신하여 할머니의 상속재산 일부에 대해 정당한 권리를 가지는 상속인"이라고 분석했다.
아파트 한 채, 상속 지분은 어떻게 나뉘나
변호사들은 복잡한 가족관계에 따른 상속 지분을 구체적으로 계산했다. 할머니의 자녀 5명이 원래 각 1/5씩의 지분을 갖지만, 사망한 막내 고모의 몫(1/5)을 그 배우자와 두 자녀가 다시 나누는 구조다.
법무법인(유한) 텍스트 박종태 변호사는 "막내고모의 지분 1/5은 배우자(고모부)와 자녀 2명이 1.5 : 1 : 1의 비율로 나누어 가진다"고 설명했다. 배우자는 자녀보다 50% 가산된 상속분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최종 지분은 ▲아버지와 생존한 고모 3명(총 4명)이 각각 7/35 ▲고모부가 3/35 ▲B씨(첫 결혼 아들)와 다른 자녀(두 번째 결혼 딸)가 각각 2/35가 된다. 즉, B씨는 아파트 전체의 약 5.7%에 해당하는 지분을 갖는다.
협의 결렬 시, '상속재산분할심판'으로 해결해야
B씨가 끝까지 협조를 거부할 경우, 다른 상속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조언했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상속재산분할협의는 공동상속인 전원이 참여해야 하므로 B씨가 서명·날인을 거부하면 협의분할등기를 할 수 없다"며 "이 경우 관할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원은 심판을 통해 아파트를 특정 상속인에게 귀속시키고 다른 상속인에게는 지분만큼 돈으로 정산해주라고 명하거나(가액분할),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아파트를 경매에 넘겨 그 매각 대금을 지분대로 나누도록(대금분할) 할 수 있다.
법무법인 강헌 정현우 변호사는 "한 명이 협의에 응하지 않더라도 상속관계가 영구적으로 막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협의분할이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해 분할방법을 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