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바느질 보고 의심 폭발한 남성은 끝내 '쇠말뚝'을 휘둘렀다
아내의 바느질 보고 의심 폭발한 남성은 끝내 '쇠말뚝'을 휘둘렀다
사실혼 관계 아내, 살인 미수 혐의⋯직접 112에 신고도
"종교적 과대망상으로 범행" 선처 호소⋯징역 5년

"교도소에서 생을 마감하겠다"고 결심한 70대 남성은 112에 신고를 먼저 한 뒤, 사실혼 관계의 아내에게 쇠말뚝을 휘둘렀다. 다행히 피해자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20년간 함께한 아내에게 이 남성은 왜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을까.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여기 (가정)싸움이 크게 나서 사람이 죽게 생겼다."
지난해 4월, 112에 남성 A씨의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즉시 경찰은 대전의 한 가정집으로 출동했다. 확인 결과, 신고자인 70대 A씨가 아내 B씨를 일방적으로 폭행한 현장이었다. 범행 도구는 '쇠말뚝(길이 57.5cm, 무게 900g)'. A씨는 이걸로 B씨를 살해할 생각이었다.
20년간 사실혼 관계로 지낸 A씨와 B씨는 최근 몇 년간 종교 문제로 갈등을 겪게 됐다. A씨가 기독교 신앙 생활에 열심이었던 반면, B씨는 무속 신앙 종사자였기 때문이다.
둘의 갈등은 '돈 문제'로 더욱 심해졌다. A씨는 오래 전에 산 땅을 신용불량 등의 이유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지 않았다. 언제까지고 땅을 그렇게 놔둘 수 없기에, A씨는 지난 2017년 B씨 앞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했다. 그리고 2년 뒤, 해당 땅이 재개발 될 무렵엔 B씨의 딸 앞으로 다시 등기를 이전했다.
그런데 그 이후, B씨가 멀리 사는 딸을 찾아가거나 자신과 식사를 하지 않는 일이 빈번해졌다. 이에 A씨는 B씨가 재개발 보상금을 빼돌리고, 딸에게 갈 계획을 세운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사건 전날에도 B씨가 딸 집에 평소보다 오랜 기간 머무르고 돌아오자 A씨는 "날 죽이러 왔냐"며 버럭 화를 내며 다시 의심에 사로잡혔다. 급기야 사건 당일에는 바느질하는 B씨를 보고 떠날 채비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A씨는 B씨를 살해하고 교도소에서 생을 마감하겠다고 결심했다.
우선 A씨는 112 신고부터 한 뒤, 쇠말뚝을 집어 들었다. 그는 "바느질 왜 하는 거냐", "끝내자"라고 소리치며 쇠말뚝으로 B씨를 수차례 내리쳤다. 이어 발로 B씨를 밟고, 또다시 쇠말뚝을 휘둘렀다. 곧이어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면서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받았다. 재판에서 그는 종교적 과대망상 등으로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가 수사기관에서 했던 진술 등을 토대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앞서 경찰 조사에서 A씨는 112신고를 한 이유로 "피해자의 생사를 하늘의 뜻에 맡긴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피해자가 죽을 운명이었다면 경찰 출동 전에 사망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을 운명이었다면 경찰이 피해자의 사망 전에 출동해 자신을 말렸을 것이란 의미다. 이에 대해 법원은 "범행 당시 A씨가 자신의 행동 때문에 B씨가 사망할 수 있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한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피해자와 부동산 소유관계에 관한 갈등이 있었다"며 범행 동기를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춰봐도, A씨의 판단력에 장애가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지난해 9월 대전지법 형사11부(재판장 박헌행 부장판사)는 이런 A씨에게 "범행이 미수에 그쳤더라도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하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어 "피해자는 20년간 부부관계를 유지한 피고인에게 예상치 못한 공격을 당해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며 "고령에 오랜 기간 치료를 받으며 고통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피해자 B씨는 A씨의 범행으로 손가락 골절, 타박상 등을 입고 약 6주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더군다나 A씨는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B씨는 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었다.
다만 박 부장판사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구호조치가 비교적 신속하게 이뤄졌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