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내 딸 할래?" 환자복 입고 시작된 '가짜 아빠'의 가면... 지적장애 10대 유린
"너도 내 딸 할래?" 환자복 입고 시작된 '가짜 아빠'의 가면... 지적장애 10대 유린
'살인미수 전과' 위세 떨며 정서적 의존 유도

'가짜 아빠'를 자처하며 지적장애 10대를 길들여 유린한 그루밍 가해자가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021년 11월, 부산의 한 정신병원에서 비극이 시작되었다. 피고인 A는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던 지적장애 청소년 B에게 접근했다. B는 뇌전증 기왕력이 있고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태였으며, 일찍 부모를 여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조부모 슬하에서 자라 정서적 지지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A는 B의 이러한 취약점을 정확히 공략했다. 그는 자신을 "유도선수 출신에 살인미수로 경찰서를 오갔던 무서운 사람"이라고 과시하며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동시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B에게 고가의 컴퓨터를 사주고 미술 학원비를 내주겠다며 환심을 샀다.
특히 그는 B에게 "내 딸 할래? 아빠라고 해봐"라며 정서적 의존 관계를 형성한 뒤, B가 자신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도록 심리적으로 고립시켰다.

모텔로 이어진 파렴치한 범행... 환자복 입고도 강간
관계가 형성되자 A의 본색이 드러났다. 2022년 2월 초, A는 부산의 한 모텔에서 "딸인데 어떠냐"며 샤워 중인 B의 욕조에 침입해 유사성행위를 강요했다. B는 무서움을 느꼈지만 "신고하면 너도 매춘으로 잡혀간다"는 A의 가스라이팅과 그의 폭력적인 전력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범행은 멈추지 않았다. A는 오이 모양의 장난감을 미리 준비해 B를 성추행하고 그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기도 했다. 심지어 2월 말에는 다리 수술을 핑계로 병문안을 온 B를 유인한 뒤, 환자복을 입은 상태에서 모텔로 끌고 가 강제로 성폭행을 저질렀다.
이 밖에도 A는 식당에서 무전취식을 시도하며 종업원을 추행하려다 실패하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C의 얼굴을 폭행하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법원 "전형적인 그루밍 범죄... 피해자 진술 신빙성 확고"
재판 과정에서 A는 "합의된 성관계였다"며 위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제1형사부(2022고합90, 95 병합)는 이를 파렴치한 변명으로 보았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성인이 장애가 있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심리적 길들이기를 통해 순응적인 상태를 만든 전형적인 '그루밍' 범죄로 정의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B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꾸며내기 어려울 정도로 범행 경위와 상황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했다. 또한 A가 B에게 "미안해, 니가 좋아서 그랬어"라고 보내며 강제적인 관계를 시인하는 듯한 문자메시지 역시 유죄의 결정적 증거가 되었다.
재판부는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장애인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질타하며 A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7년간의 아동·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과 3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