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눈감아주면 사례하겠다"던 사무관, 결국 파면 직행?…법원 "음주측정 거부 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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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눈감아주면 사례하겠다"던 사무관, 결국 파면 직행?…법원 "음주측정 거부 적법"

2026. 01. 27 16:5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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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갓길의 미스터리

파손된 차량과 잠든 공무원

음주운전 /연합뉴스

사건은 지난 2024년 5월 31일 새벽 2시 10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대구고속도로 광주 방향 38.8km 지점 갓길에 차량 한 대가 멈춰 서 있었다. 차량은 앞바퀴가 심하게 파손된 상태였으며, 운전석에는 남원시청 소속 6급 공무원 A(45)씨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차량 유리창을 두드리자 A씨는 비틀거리며 차에서 내렸다. 당시 현장 경찰관은 A씨의 보행 상태와 차량 파손 정황을 토대로 음주운전을 강력히 의심했다. 하지만 A씨는 측정기에 입김을 불어넣는 시늉만 하며 총 5차례나 음주 측정을 거부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A씨가 경찰관에게 "내가 승진 대상자인데 이번 한 번만 눈감아주면 충분히 사례하겠다"며 범행 무마를 시도한 사실이 알려져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결국 경찰은 A씨를 음주측정거부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체포가 위법했다" 무죄 주장…재판부 "비틀거림만으로도 사유 충분"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경찰의 현행범 체포와 음주 측정 요구가 절차적으로 위법했다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체포 자체가 잘못되었으니 그 이후의 측정 거부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27일 전주지법 형사3-3 항소부(정세진 부장판사)는 A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의 체포 행위가 합리성을 잃었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촬영된 영상과 정황을 보면 술에 취했다고 볼만한 타당한 이유가 충분했다"고 못 박았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에 따르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경찰은 음주 측정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이를 거부하는 것은 명백한 범법 행위라는 취지다.


또한 5차례나 측정을 회피한 점은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5. 12. 24. 선고 2013도8481)에 비추어 볼 때 측정 불응 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했다고 판단했다.


수사 중 단행된 '기습 승진'…시장까지 겨눈 경찰 칼날

이 사건이 단순 음주운전 논란을 넘어 '권력형 특혜 의혹'으로 번진 결정적 계기는 남원시의 인사 단행이었다. A씨는 음주 측정 거부로 수사를 받던 중인 2024년 7월, 사건 발생 불과 두 달 만에 5급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남원시는 뒤늦게 A씨의 승진을 취소했지만, 경찰은 인사 과정에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의심하고 있다. 이미 최경식 남원시장이 소환 조사를 받았으며, A씨가 현장에서 언급한 '사례' 약속이 실제 인사권자에게 전달되었는지 여부가 수사의 핵심 쟁점이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양형 이유를 통해 "원심의 형이 유불리한 정상을 모두 고려해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공무원으로서의 준법의식 결여를 간접적으로 지적했다. 벌금형 확정 시 공무원 신분 유지에는 당장 지장이 없을 수 있으나, 진행 중인 인사 비리 수사 결과에 따라 A씨의 공직 생활은 최대 위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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