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필 유언장, '이것' 빠지면 전부 무효…남겨진 가족 울리는 치명적 실수 1위
자필 유언장, '이것' 빠지면 전부 무효…남겨진 가족 울리는 치명적 실수 1위
상속 분쟁 10년 새 4배 급증
자필 유언장, 주소 하나 빠져도 전면 무효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평생을 함께한 가족이 부모의 장례식장에서 멱살을 잡는다. 아침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상속 관련 법적 분쟁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속재산 분할 사건만 3075건으로, 10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4배나 폭증했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평생 일궈온 재산이 남겨진 이들을 갈라놓는 아이러니. 23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로엘 법무법인 김상민 변호사가 출연해 상속 분쟁 세계를 들여다봤다.
"부모님 30년 모셨으니 내가 더?"... 법원 "어림없는 소리"
"장남이니까", "내가 부모님을 평생 모셨으니까". 상속 분쟁에서 가장 흔하게 들리는 주장이다. 하지만 법의 잣대는 냉정하다.
김상민 변호사는 "우리 민법은 자녀들 간의 상속분에 차등을 두지 않는 균등 상속의 원칙을 따른다"며 "장남이라는 이유만으로, 제사를 지낸다는 이유만으로 더 많은 재산을 받을 권리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부모를 모신 효도, 즉 기여분은 인정받을 수 있을까? 이 또한 쉽지 않다. 김 변호사는 "단순히 동거하며 부양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통상적인 부양 수준을 넘어 자신의 경제적 희생을 감수하거나 노동력을 제공해 재산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특별한 기여를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 모든 재산 너에게..." 조카 울린 삼촌의 문자 메시지
유언장을 둘러싼 비극도 끊이지 않는다. 방송에서는 안타까운 사연 하나가 소개됐다. 자식처럼 아끼던 조카에게 전 재산을 주겠다던 삼촌의 이야기다.
삼촌은 생전에 "내 모든 재산은 너에게 남겨주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와 영상을 조카에게 수차례 보냈다. 하지만 삼촌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평소 왕래조차 없던 삼촌의 형제가 나타나 "내가 유일한 상속인"이라며 재산을 요구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법원은 조카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 형식 때문이었다.
김 변호사는 "민법은 유언 방식을 매우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어 형식을 지키지 않으면 전부 무효가 된다"며 자필 유언장의 5대 요건을 강조했다.
▲내용 전체 자필 작성 ▲작성 연월일 ▲주소 ▲성명 ▲날인(도장 또는 지장)이 그것이다. 김 변호사는 "이 5가지 중 단 하나라도 빠지면 자필 유언장 전체가 효력을 잃게 된다"며 "컴퓨터로 작성해 출력하거나 주소를 명확히 적지 않은 경우도 무효"라고 경고했다.
내연녀는 남, 하지만 그 아이는 자식... 혼외자의 권리
'막장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혼외자 문제도 현실에서는 치열한 법적 공방 대상이다. 남편이 사망한 후 갑자기 나타난 내연녀가 "당신 남편의 아이가 있다"고 주장한다면 재산은 어떻게 될까.
일단 내연녀 본인에게는 국물도 없다. 김 변호사는 "상속권은 법률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와 자녀 등 법정상속인들에게만 인정된다"며 "내연 관계는 법정상속인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상속을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이는 다르다. 김 변호사는 "내연녀 본인은 상속권이 없지만, 그 자녀는 상속권을 가질 수 있다"며 핵심은 '인지'라고 지적했다. 아버지가 생전에 아이를 인정했거나, 사후에라도 자녀가 인지 청구 소송을 통해 핏줄임을 인정받으면 혼외자로서 법적 지위를 얻는다.
이 경우 혼외자는 본처의 자식들과 완전히 동등한 상속 비율(1:1)을 갖게 된다.
다만, 내연녀가 재산을 받을 수 있는 우회로는 존재한다. 바로 '사인증여'다. 김 변호사는 "상속이 아니라 '내가 죽으면 내 부동산의 몇 프로를 주겠다'고 내연녀와 별도의 계약을 맺은 경우라면, 이는 유언에 의한 증여와 유사한 성격을 가져 효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류분 소송도 막는다? 뜨거운 감자 '유언대용신탁'
최근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유언장의 까다로운 요건과 형제간 분쟁을 피하기 위한 대안으로 '유언대용신탁'이 떠오르고 있다. 생전에 금융사와 계약을 맺어 사후 재산 배분을 미리 정해두는 방식이다.
지난해 대법원은 이와 관련해 의미 있는 판결을 내놨다. 한 아버지가 자신을 돌본 특정 자녀에게만 재산을 물려주기로 신탁 계약을 맺자, 다른 자녀들이 "무효"라며 소송을 건 사건이다. 1·2심은 해당 계약을 무효로 봤으나,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김 변호사는 "대법원은 위탁자(아버지) 사망 후 유일한 수익자가 특정 자녀가 된다는 사정만으로 신탁 계약 전체를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며 "계약을 체결한 아버지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