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기러기' 헌신에 카톡 한 줄 "정리하자"…침묵하는 배우자, 해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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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기러기' 헌신에 카톡 한 줄 "정리하자"…침묵하는 배우자, 해답은?

2026. 07. 03 11:0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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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지 마세요" 법률 전문가들 한목소리, 법적 대응이 첫걸음

한 남성이 9년간 기러기 생활 끝에 배우자로부터 갑작스러운 이혼 통보를 받고, 연락이 두절됐다. / AI 생성 이미지

9년간의 외로운 '기러기' 생활, 가족과의 재회를 꿈꾸던 A씨에게 돌아온 것은 "정리하자"는 차가운 카카오톡 메시지와 끝없는 침묵이었다.


배우자의 갑작스러운 이혼 통보 후 연락이 두절된 상황.


법률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상대의 침묵은 협의 거부의 신호"라며 무작정 기다리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라고 경고한다. 이제는 감정적 호소 대신, 법의 문을 두드려 정당한 권리를 찾아야 할 때라는 분석이다.


침묵은 거부의 신호, 더 이상 기다리지 마라


9년간 가족을 위해 헌신했지만, 돌아온 것은 일방적인 이혼 통보와 연락 두절이었다. A씨는 배우자의 정확한 의도를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 상황에 대해 법무법인 헌정의 송인혁 변호사는 "상대방이 이혼을 요구한 뒤 침묵하는 것은 협의 의지가 없거나 유불리를 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무작정 기다리기보다 법원에 이혼 조정 신청을 해 상대방을 공식적인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혼 조정 신청은 상대방이 출석하지 않으면 재판으로 이어지므로, 응답 없는 배우자를 법적 절차로 끌어들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법률사무소 리그의 공선영 변호사 역시 가정법원에 이혼 조정 신청을 하는 것이 "현실적인 출발점"이라고 조언했다. 9년간의 기러기 생활, 연락 두절, 일방적 통보 등은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에 이르렀다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배우자의 답변을 기다리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먼저 법적 행동을 개시해 상황의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소설처럼 쓸 필요 없다, 핵심 증거 3가지는?


A씨는 지난 9년간의 세월과 복잡한 감정을 어떻게 글로 설명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모든 사연을 장황하게 늘어놓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송인혁 변호사는 "그간의 역사를 소설처럼 완벽하게 기록하려 애쓰지 마십시오. 사실관계를 파악해 법리적으로 구성하는 것은 변호사의 역할"이라며 의뢰인이 준비해야 할 핵심 증거를 명확히 제시했다.


대부분의 전문가가 공통으로 지목한 핵심 증거는 다음 세 가지다.


첫째, "정리하자"는 메시지가 담긴 카카오톡 대화 원본. 이는 배우자가 이혼 의사를 먼저 밝혔다는 명백한 증거다.


둘째, 지난 9년간 생활비나 양육비를 송금한 내역. 이는 떨어져 지내는 동안에도 부부 공동의 삶을 유지하고 자산 형성에 기여했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다.


셋째, 올해 1월부터 연락이 끊긴 정황을 보여주는 문자 및 통화 기록. 이는 상대방의 유책 또는 혼인 파탄의 경위를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정준현 변호사는 "누가, 언제, 무엇을 했는지만 정리해도 충분하다"며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조언했다.


기러기 부부의 재산분할, '떨어져 지낸 9년'은?


이번 이혼 절차의 가장 큰 쟁점은 단연 '재산분할'이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오랜 별거 기간 동안 형성된 부부의 공동재산을 어떻게 나눌지가 관건"이라며 "법원은 기러기 부부라도 떨어져 지낸 기간의 생활비 부담, 자산 형성 과정, 양육 기여도를 종합하여 재산분할 비율을 따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해외에서 생활비를 보내며 가정을 부양한 A씨의 기여도가 재산분할 과정에서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상대방 명의로 된 재산도 안심할 수 없다. 법률사무소 가호 이진채 변호사는 상대방의 예금, 보험, 주식, 부동산 등 재산 현황을 법원을 통해 모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대방이 흔히 주장하는 부모님의 도움 내지 특유재산(혼인 전부터 가진 재산) 주장은 대부분 잘못된 경우가 많다"며 "같이 살고 같이 세금 내고 같이 밥 먹고 했으면, 그 특유재산의 유지, 형성, 관리에 상호 기여를 했기 때문에 공동재산으로 산입되게 된다"고 지적했다.


숨겨진 재산을 찾아내고, 자신의 기여도를 법리적으로 주장하는 전문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협의, 조정, 소송…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현재 A씨 앞에 놓인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다. 양측이 모든 조건에 합의하는 '협의이혼', 법원의 중재를 통해 합의를 시도하는 '이혼조정', 그리고 합의가 불가능할 때 법원의 판결을 구하는 '재판상 이혼(소송)'이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배우자의 의사를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지만, 현재와 같이 상대가 침묵으로 일관하는 경우 협의이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이혼조정신청'이다. 조정 단계에서 합의가 되면 협의이혼과 같은 효력을 가지며, 상대가 불응하거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자동으로 소송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9년간의 장기 별거와 연락 두절은 민법 제840조 제6호가 정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재판으로 가더라도 A씨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의미다.


이제 A씨에게 필요한 것은 더 이상 기다림이 아니다. 차분히 증거를 정리하고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이혼조정신청'이라는 첫발을 내딛는 것, 그것이 9년의 헌신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되찾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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