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쪘다며 가슴을 덥석⋯ CCTV 사각지대에서 사장에게 성추행 당했습니다
살쪘다며 가슴을 덥석⋯ CCTV 사각지대에서 사장에게 성추행 당했습니다
증거 없는 직장 내 성추행
변호사들이 제시한 '필승 전략'

생성형 AI로 만든 본문과 무관한 이미지
“사장이 자리로 오더니 살이 많이 쪘다며 가슴을 만지면서 ‘여자 가슴’이라고 희롱했습니다.”
사무실에서 인수인계를 하던 직장인 A씨가 상사에게 끔찍한 성추행을 당했다며 토로했다. A씨는 수치심에 제대로 대응조차 못 했고, CCTV 사각지대라 증거가 부족하다며 법적 대응을 망설이고 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포기하기엔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사건은 평범한 오후, A씨가 자리에서 데이터 정리를 하던 중에 발생했다. 사무실에 들어온 사장은 A씨에게 다가와 “뭐하냐”고 물었고, 이내 “살이 많이 쪘다”는 말과 함께 A씨의 가슴을 만지는 충격적인 행동을 했다.
A씨는 순간적인 수치심과 모멸감에 몸이 굳어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A씨의 자리는 사내 CCTV에 모니터 일부만 보이는 사각지대. A씨는 이 끔찍한 기억을 입증할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 깊은 절망에 빠졌다.
CCTV 사각지대, 이대로 묻히나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증거 부족’이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직접적인 영상 증거가 없어도 가해자 처벌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성범죄 사건의 특수성을 법원이 충분히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법원은 ‘성인지 감수성’에 입각해 피해자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을 핵심 증거로 인정하는 추세”라며 “증거가 부족하다고 지레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 역시 “성범죄의 경우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피해자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은 유력한 증거가 된다”고 힘을 보탰다. 즉, 사건 당시의 상황과 느꼈던 감정을 얼마나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느냐가 재판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는 의미다.
사장에게 어떻게 책임 물어야 하나
변호사들은 A씨가 취할 수 있는 법적 대응이 ‘3가지 트랙’에 걸쳐 있다고 설명했다. 형사, 민사, 행정적 구제 절차를 동시에 혹은 선택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첫째, 형사고소
법무법인 성지 파트너스 최정욱 변호사는 “사장의 행위는 명백한 강제추행죄에 해당하며, 공공연한 사무실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유선종 변호사는 직장 내 지위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도 적용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둘째, 민사소송을 통해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어떻게 합의에 임하는지에 따라 합의금은 달라질 수 있다”며 “성범죄 사건에서 1억 5천만 원의 합의금을 받은 성공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셋째, 고용노동부를 통한 구제
유선종 변호사는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사업주에게 성희롱 사실을 신고하고 즉각적인 조사와 피해자 보호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해자가 사업주일 경우, 이는 그 자체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렇다면 A씨는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기록’과 ‘상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사건 발생 직후의 상황과 대화 내용, 당시 느꼈던 감정 등을 최대한 상세하게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최정욱 변호사는 “사건 직후 주변 지인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거나 분노를 표출했다면, 그 사실 자체가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후에는 변호사와 상담해 체계적인 고소 절차를 밟는 것이 중요하다. 법률사무소 가호 이진채 변호사는 “경찰 조사를 받기 전, 변호사와 함께 예상 질문에 답변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진술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 완벽한 고소를 이끈다”며 사전 준비 필요성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