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 위한 정의구현' 근조화환 보냈다간…'전과자' 될 수도
'알바생 위한 정의구현' 근조화환 보냈다간…'전과자' 될 수도
'음료수값 수백만원' 요구 점포에 항의했다가 되레 고소당할 위기

아르바이트생에게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한 점포에 항의로 근조화환을 보낸 시민이 법적 처벌 위기에 놓였다. / AI 생성 이미지
아르바이트생에게 터무니없는 합의금을 요구해 공분을 산 점포를 향해 한 시민이 '정의 구현'을 외치며 근조 화환을 보냈다.
통쾌한 복수극처럼 보였지만, 이내 법적 처벌을 걱정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변호사들은 리본 문구와 설치 방식에 따라 모욕죄나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분노에 찬 '사적 제재'가 형사 처벌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비판이냐, 모욕이냐"…리본 문구가 가른 운명
사건은 한 점포가 아르바이트생의 사소한 실수를 문제 삼아 수백만 원의 합의금을 요구한 사실이 온라인에 퍼지며 시작됐다. 여론이 들끓자 한 시민이 항의의 의미로 해당 점포에 근조 화환을 보낸 것이다.
이 시민은 비속어는 쓰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자신의 행동이 법의 심판대에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변호사들은 가장 먼저 '모욕죄' 성립 가능성을 따졌다. 법무법인 나침반 송영인 변호사는 "리본 문구가 단순히 점포의 행태를 비판하는 내용이고 비속어나 경멸적 표현이 없다면, 모욕죄의 구성요건인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가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법무법인 쉴드 이승현 변호사는 "비속어가 아니더라도 특정 점주를 조롱하거나 경멸하는 취지라면 모욕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문구에 담긴 '의도'가 단순 비판을 넘어 경멸적 감정 표현으로 해석될 경우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더 큰 뇌관 '업무방해죄'…화환 1개가 '위력'일까
더 큰 법적 쟁점은 '업무방해죄'다. 화환으로 인해 점포의 정상적 영업이 방해받았다면 문제가 커진다.
관건은 화환 발송이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이에 대해 송영인 변호사는 "화환 1개 발송이 점포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가능합니다"라며 "점포가 화환 수령을 거부한 경우, 화환이 점포 앞에 설치되지 않았다면 업무방해의 결과 발생 자체를 부정할 수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1회성 발송이나 실제 설치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다툴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영업장 앞 설치로 손님 감소 등 영향을 주면 업무방해가 문제됩니다"라며 "단순 조의가 아닌 압박·비난 목적이면 위법성이 높게 평가됩니다"라고 지적했다.
화환의 개수나 설치 여부를 떠나, 영업에 실질적 지장을 초래했다면 처벌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경고다.
변호사들 한목소리 "추가 행동 멈추고 공익성 입증해야"
만약 점주가 실제 고소를 진행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공익성'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 방어 전략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편율 신상의 변호사는 "본인의 행위가 개인을 괴롭히려는 목적이 아니라 부당한 사회적 행태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공익적 목적이었음을 강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라고 조언했다. 이미 사회적으로 공론화된 사안에 대한 문제 제기였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섣부른 추가 행동은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한병철 변호사는 "이미 설치했다면 즉시 철거하고 추가 설치를 중단해야 합니다"라고 단언했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 초기 단계부터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