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 아이디로 '셀프 가점' 10번…교사 꿈 지키려면, 자백 사건에도 변호사 선임 필수?
업무용 아이디로 '셀프 가점' 10번…교사 꿈 지키려면, 자백 사건에도 변호사 선임 필수?
공전자기록위작 등 8개 혐의로 군사경찰 소환…국가공무원법 결격사유 피하려 '기소유예' 절실

군 복무 중 자신의 외출 가점 삭감을 고의로 누락한 행정병이 8개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 / AI 생성 이미지
행정병으로 복무 중인 A씨는 평소 간부가 알려준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업무를 봐왔다. 그러다 자신의 외출 가점 삭감을 10차례에 걸쳐 고의로 누락했다. 이 일로 A씨는 공전자기록등위작,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총 8개 죄명으로 군사경찰의 소환조사를 앞두게 됐다.
A씨는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조사에서 전부 자백할 생각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교사 임용고시 합격이라는 절박한 목표가 있다. 국가공무원법상 결격사유를 피하려면 반드시 '기소유예'나 최소 '선고유예' 처분을 받아야만 한다.
수험생 신분이라 수임료 부담이 큰 상황. A씨처럼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사건에서, 변호사 선임은 과연 '선택'이 아닌 '필수'일까?
'셀프 가점' 10번에 8개 혐의…교사 꿈 앞에 놓인 위기
A씨는 행정병으로 복무하며 간부의 업무용 계정을 사용해왔다. 그는 이 계정으로 자신의 외출 가점 삭감 기록을 10차례에 걸쳐 고의로 누락했다. 이 외에 아침 체조와 오후 일과에 한 차례씩 무단으로 불참한 사실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결국 A씨는 군사경찰 광역수사대로부터 출석 요구서를 받았다. 적시된 죄명은 공전자기록등위작(공무원이 관리하는 전자기록을 위조·변조하는 행위), 정보통신망법 위반, 무단이탈, 초소침범 등 총 8개에 달했다.
A씨의 가장 큰 걱정은 자신의 미래다. 교사 임용을 준비 중인데,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국가공무원법상 결격사유에 해당해 꿈이 좌절될 수 있다. 그는 어떻게든 기소유예나 최소한 선고유예를 받아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변호사 필수” vs “있어도 소용없다”…엇갈린 조언
A씨의 고민에 대해 변호사들의 의견은 크게 엇갈렸다. 다수 변호사들은 A씨의 목표 달성을 위해 변호사 조력이 사실상 필수적이라고 봤다.
법무법인 베테랑 박건일 변호사는 "죄명이 8개로 다수이고 공전자기록등위작죄는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상당히 무거우며, 반복적(10회)이고 계획적인 행위라는 점에서 단순히 자백만으로 안심할 수 있는 경미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중산 김영오 변호사 또한 "공전자기록등위작죄는 벌금이 없어, 군검사가 기소하면 군사법원에서는 집행유예 아니면 실형"이라고 설명했다. 10회에 걸친 반복 행위가 의도적인 기록 조작으로 비칠 수 있어, 반성문 제출만으로는 기소유예를 받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반면 법무법인 호안 조선규 변호사는 정반대의 의견을 냈다. 조 변호사는 "자백하는 사건에서는 변호사가 있다고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며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해도 차이는 거의 없으니, 현혹돼서 과도한 선임 비용만 낭비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선고유예'도 임용엔 '독'…자백해도 전부 인정해선 안 되는 이유
변호사들은 A씨가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짚었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한 선고유예도 그 유예기간 중에는 교육공무원 임용 결격사유가 된다"며 "임용을 곧바로 준비해야 한다면 우선 목표는 기소유예"라고 설명했다.
결국 A씨의 최선책은 검찰 단계에서 사건을 종결시키는 '기소유예'인 셈이다. 이를 위해선 설령 사실관계를 인정하더라도 수사기관이 적용한 8개 죄명을 전부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희범 변호사는 "잘못을 인정하더라도 '기재된 혐의를 전부 인정한다'고 진술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도 "로그가 남았다는 것은 접속 사실을 증명할 뿐, 출석요구서에 기재된 모든 죄명의 성립까지 자동으로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법률사무소 유 (唯) 박성현 변호사는 "인정 사건에서 변호사의 핵심 역할은 죄명의 과다 적용을 바로잡고 법리적 형량 감경 요소를 정밀하게 구성하는 것"이라며 "군사경찰이 적용한 8개 죄명 중 일부는 법률 검토를 통해 성립 여부를 다퉈 죄목 수를 줄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전 과정 선임이 부담된다면, 첫 조사 전 상담이나 의견서 작성 등 부분적인 도움이라도 받아 대응 방향을 잡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