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13명이 "자가격리자용 손목밴드 과도한 인권침해"라고 말하는 법적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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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13명이 "자가격리자용 손목밴드 과도한 인권침해"라고 말하는 법적 근거

2020. 04. 08 21:00 작성2020. 04. 14 14:03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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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갈팡질팡' 합의 도출 실패한 자가격리자 '손목밴드' 도입

변호사 17명에게 자가격리자용 '손목밴드' 도입에 대해 물었다

13명 "과도한 기본권 제한" vs. 4명 "지나치다고 볼 수 없다"

자가격리자용 손목밴드 도입에 갑론을박이 일고있다. 이와 관련한 생각을 변호사 17명에게 물어봤다. /로톡DB

정부가 모든 '코로나19' 자가격리 대상자에게 감시용 손목밴드를 채우는 방안을 꺼내 들었지만, 8일에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손목밴드' 카드를 검토한 지 4일째였지만, 이날도 "의견 수렴 과정을 더 거치겠다"는 의견만 되풀이했다.


우선 정부가 망설이는 이유는 "감시용 손목밴드는 인권 침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성범죄자에게 채우는 '전자 발찌'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현재 국내 자가격리자는 약 5만명에 달하고, 매일 5000명가량 늘고 있다. 이대로라면 다음 주에 9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종전 방식대로는 이들 모두를 감시할 수 없으니 정부 입장에서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데, 이것이 반대에 부딪힌 것이다.


이에 로톡뉴스는 법률 전문가들에 '손목밴드'를 둘러싼 법적 쟁점을 정리해봤다. 변호사 17명이 질문에 응했다.


'자가격리자용 손목밴드' 변호사 17명 중 13명 "인권 침해다"

변호사 17명 중 13명은 자가격리용 손목밴드가 "인권침해" 라며 부적절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 그래픽 편집=조하나 기자
변호사 17명 중 13명은 자가격리용 손목밴드가 "인권침해"라며 부적절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 그래픽 편집=조하나 기자


변호사들은 대체로 "인권 침해가 맞는다"는 입장이었다. ①법적 근거가 없고, ②과도한 기본권 제한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법무법인 온세상의 김재련 변호사는 "인권 후퇴를 가져올 수 있다"며 "법적 근거가 없는 데도 목적의 정당성만을 이유로 시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는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① 법적 근거가 없다

'손목밴드'에 부정적인 의사를 밝힌 변호사들은 "손목밴드가 헌법에 어긋난다"며 "법률의 근거 없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조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제한할 때도 '법률'로써 제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감염병과 관련한 법률에는 그런 '근거 규정'이 없다는 것이 정책에 반대하는 변호사들의 가장 강한 논거였다.


법무법인 갑을의 옥민석 변호사는 "감염병예방법에는 전자장치 부착과 관련된 규정이 아예 없다"고 했고, 좋은날 법률사무소의 김영삼 변호사도 "감염병예방법이 손목밴드에 대한 법적 근거가 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다감의 박겨레 변호사는 "감염병예방법에 명시적인 근거 조문이 없고, 손목밴드 부착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변호사 최진혁 법률사무소'의 최진혁 변호사도 "별도의 입법이 되지 않는 이상 손목밴드는 헌법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법률사무소 산음의 김준희 변호사도 "법적 근거 없이는 당연히 강제할 수 없다"며 같은 의견을 냈다.


법무법인 시월의 류인규 변호사 역시 같은 의견을 냈다. "기본권 제한은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게 헌법의 명시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② 과도한 기본권 제한

정부가 손목밴드라는 특단의 조치를 꺼내든 건 '자가격리자들의 일탈 사건'이 끊이지 않았던 탓이 컸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형사고발까지 하면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지만, 지금도 무단 외출 사건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그런 상황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손목밴드는 과도한 조치"라는 입장이었다.


리라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는 "기본권을 제한할 때는 최소한으로 침해해야 한다"며 "추후 입법을 통해 손목밴드가 도입되더라도, 자가격리자가 수칙을 어기거나, 그러한 염려가 있을 때로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모든 자가격리자가 손목밴드를 채우는 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말이다.


법무법인 다움의 이성준 변호사도 같은 의견을 냈다. "(손목밴드를 도입하더라도,) 자가격리자 중 수칙을 어긴 사람에 한해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법무법인 태림의 신상민 변호사는 "이번 손목밴드는 (성범죄자에게 채우는 전자발찌와 같은) 재범 방지나 재사회화 등과도 관련이 없다"며 "목적의 타당성 역시 떨어진다"고 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 역시 "우리 헌법은 신체의 자유를 특별히 더 보장하고 있다"며 "개인의 자유권을 국가에 맡기는 태도는 자유주의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동의받으면 괜찮다? 변호사 5명 "그래도 문제 소지 있어"

정부는 '손목밴드' 역시 자가격리 애플리케이션과 마찬가지로 본인 동의를 받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13명 변호사 중 5명의 변호사는 "동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위법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김재련 변호사는 "개인은 국가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진의와 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개인은 국가와 대등한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BAE&PARTNERS의 배수영 변호사도 "원칙적으로 헌법에 어긋나므로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효력이 없을 것"이라며 "(개인이) 기본권 침해의 구체적인 범위나 피해를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상민 변호사도 "동의를 받았다고 해서, 법적 근거가 없는 행정 처분을 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여전히 위법한 행정 처분이라는 취지다.


김현중 변호사 역시 "처음에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추후 착용을 거부하면 지체 없이 풀어줘야 할 것"이라고 했고, 밝은빛 법률사무소의 조세희 변호사도 "순수하게 동의만을 근거로 한다면 언제든지 원할 때 풀어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사들은 "정부가 이러한 법적 근거 없이 손목밴드를 강제로 착용하게 한다면 법적 대응에도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라고 했다.


크게 ①위법한 손목밴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 ②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 ③폭행죄로 형사소송 ④위헌 법률 심판 제청 또는 헌법소원심판 청구 등이 "가능한 절차"라고 했다.


'자가격리자용 손목밴드' 변호사 17명 중 4명 "인권침해 아니다"

변호사 17명 중 4명은 자가격리용 손목밴드 도입에 "법적 근거"가 있다며 "인권침해로 볼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 그래픽 편집=조하나 기자
변호사 17명 중 4명은 자가격리용 손목밴드 도입에 "법적 근거"가 있다며 "인권침해로 볼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 그래픽 편집=조하나 기자


반면, "인권 침해가 아니다"라고 한 변호사들도 있었다. ①감염병예방법을 넓게 해석하면 법적 근거가 되고, ②국가 안전보장과 타인의 건강권이라는 공익적 목적이 워낙 크다는 이유를 들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번 사태와 비슷한 논의가 2000년도 초반에도 있었다"며 '길거리 CC(폐쇄회로)TV 설치' 문제를 예시라고 했다. "당시에도 개인 정보 침해를 이유로 CCTV가 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러한 논의가 더 이상 없다"며 "이번 사태도 공익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① 법적 근거 있다

"손목밴드'가 인권 침해가 아니라고 한 변호사들은 "법적 근거가 있다"고 했다. 법률에 근거가 있다면 기본권 제한도 가능하다.


한 변호사는 "감염병예방법상(제42조) '자가격리'라는 강제처분이 이미 거주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며 "거주의 자유 역시 신체의 자유에 포함되는 개념이라는 점에서 손목밴드의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변호사 이제한 법률사무소'의 이제한 변호사도 "이 조항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며 "손목밴드를 격리를 위한 보조 수단으로 본다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② 국가 안전보장과 타인의 건강권

이번 '손목밴드'가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게 아니다"고 한 변호사들도 있었다. 감염병 예방이라는 공익과 타인의 '건강권'이 워낙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제한 변호사는 "손목밴드가 인격권을 침해하는 성질이 있긴 하다"면서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사태가 심각한 점, 지금도 사회적으로 전파 가능성이 큰 전염병인 점, 격리 및 손목밴드 착용 기간이 2주 정도로 짧은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지나친 기본권 제한이 아니다"고 했다.


법무법인 우성의 정필승 변호사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타인의 건강권이 우선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 변호사 역시 "어차피 자가격리자는 집 안에서 나오면 안 된다"며 "그런 점에서 (추가로) 손목밴드를 착용하는 점이 별도의 중대한 기본권 제한은 아니며, 이 정도는 공익적 목적을 위해 희생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손목밴드를 도입하면 답답하다는 이유로 거리를 활보하는 상황이 발생하지도 않을 테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추가로 드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법률사무소 용기의 박예지 변호사도 같은 의견을 냈다. "기본권 중에서도 타인의 '생명권(건강권)'은 침해될 경우 그 피해가 가장 큰 기본권"이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자가격리자의 자유는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법률자문 (가나다순)


첫 번째 줄 왼쪽부터

'좋은날 법률사무소'의 김영삼 변호사, '법률사무소 산음'의 김준희 변호사, '법무법인 온세상'의 김재련 변호사, '리라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


두 번째 줄 왼쪽부터

'법무법인 시월'의 류인규 변호사, '법무법인 태림'의 신상민 변호사, '법무법인 갑을'의 옥민석 변호사, '법무법인 다움'의 이성준 변호사.


세 번째 줄 왼쪽부터

'변호사 이제한 법률사무소'의 이제한 변호사, '법무법인 우성'의 정필승 변호사, '밝은빛 법률사무소'의 조세희 변호사, '변호사 최진혁 법률사무소'의 최진혁 변호사.


네 번째 줄 왼쪽부터 (추가자문)

BAE&PARTNERS의 배수영 변호사, 법률사무소 다감의 박겨레 변호사, 법률사무소 용기의 박예지 변호사,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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