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에 못 이긴 한마디 "복수할 거야"⋯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어도 '협박죄' 될까
분에 못 이긴 한마디 "복수할 거야"⋯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어도 '협박죄' 될까
학창 시절 괴롭힘에 대한 사과받았는데⋯풀리지 않은 앙금
"복수하겠다"는 말⋯변호사들도 '협박죄' 의견 갈려
"상대방이 공포심 느꼈다면 협박죄" vs. "협박의 구체성 없어 협박죄 아냐"

홧김에 "복수하겠다"는 말을 내뱉은 A씨. B씨에게 '협박죄'로 고소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너한테 무조건 복수할 거다. 오래 준비했다. 내 복수를 피할 방법은 없다."
얼마 전, A씨는 '복수'를 알리는 선전포고를 했다. 복수의 상대는 고등학교 동창 B씨. A씨는 학창 시절 B씨에게 왕따를 당했다. 오래전 일이지만, 그 기억은 트라우마로 남아 A씨를 괴롭혔다.
고민 끝에 A씨는 B씨에게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라도 진정한 사과를 받는다면, 고통이 가라앉을 것 같았다.
다행히 A씨의 연락을 받은 B씨는 자신의 잘못을 순순히 인정했다. A씨가 그토록 듣고 싶었던 "미안하다"는 말도 함께였다.
하지만 그 순간, A씨에게선 자신도 모르게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화가 터져 나왔다. B씨에게 "복수하겠다"는 말을 해버린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 리 없는 B씨. A씨의 '복수'를 협박으로 받아들였다.
진심이 아닌 말을 뱉어버린 A씨. B씨에게 '협박죄'로 고소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복수하겠다"는 말은 협박이 될 수 있을까.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의 의견은 나뉘었다.
협박죄는 해악(害惡·해로움을 끼치는 나쁜 일)을 전달해 타인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하면 성립한다. 실제 해로움을 끼칠 의사가 있는지와 관계없이, 협박을 받은 사람이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인식하면 협박죄가 될 수 있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A씨의 경우) B씨에게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는 해악을 알린 것에 해당한다"며 "협박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씨는 복수할 마음이 결코 없었다. 하지만 A씨 발언을 듣는 B씨 입장에서는 공포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협박에 해당할 수 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A씨가 말한) 표현은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당시 대화의 앞뒤 정황도 봐야 한다"고 했다.
반면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의견도 있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단순히 '복수하겠다' 정도이므로 협박의 구체성이 없어서 죄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B씨에게 고소를 당하면, A씨는 실제로 어떤 해를 가하려 한 것이기보다 화가 나서 한 말임을 피력한다면 무혐의도 가능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A씨는 복수를 할 의도가 없었고, 복수할 방안을 갖고 있지도 않았다. 즉 협박을 실제로 시도하려는 의도와 계획 등이 구체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협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법무법인 명재의 김연수 변호사와 "A씨의 발언 정도로는 구체성이 없어서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같은 소속인 최한겨레 변호사도 "단순히 감정적인 부분에서 나온 언행이므로 고소를 진행한다고 할지라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