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 중개인 믿고 산 땅이 '맹지'…사업 망친 손해 9천만원, 다 받을 수 있을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무자격 중개인 믿고 산 땅이 '맹지'…사업 망친 손해 9천만원, 다 받을 수 있을까?

2026. 08. 31 09:3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형사서 벌금형 유죄는 확정…숙박권 환불금 6천만원 등 배상액은 '이것'에 달려

무자격 공인중개인에게 속아 건축 불가 땅을 산 A씨가 형사소송에서 이긴 후, 9천만원대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준비 중이다. / AI 생성 이미지

숙박 사업을 준비하던 A씨는 무자격 공인중개인에게 속아 건축이 불가능한 '맹지'를 매입했다. 이들 중개인은 형사재판에서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됐다.


A씨는 이로 인해 사업이 무산되면서 발생한 손해 약 9,000만 원에 대해 민사소송을 준비 중이다. 불법 중개수수료 1,000만 원은 물론, 사업 준비를 위해 지출한 VR 제작비 1,000만 원과 사전 판매했던 숙박권 환불금 6,000만 원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형사재판에서 이겼으니 민사소송을 통해 모든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을까?


무자격 중개인에 벌금형 확정…민사소송의 '유력한 증거'


A씨는 숙박 사업을 위해 부동산을 매입했지만, 해당 토지는 건축물대장 등록이 불가능한 맹지였다. 이 중개 과정에는 자격이 없는 중개인들이 개입했고, A씨는 이들에게 중개수수료로 1,000만 원을 지급했다.


결국 사업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A씨는 숙박권을 사전 구매한 약 300명의 고객에게 7,000만 원 상당의 매출액 중 6,000만 원을 환불해 줘야 했다. 이 과정에서 공황장애와 우울증이 심해져 최고 용량의 약을 복용할 만큼 정신적 고통도 컸다.


A씨는 이들을 형사고소했고, 법원은 최근 무자격 중개인들에게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각각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변호사들은 이 형사 유죄 판결이 민사소송에서 매우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약속 조범수 변호사는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벌금형이 확정되었다면 해당 형사판결과 형사사건에서 확인된 사실관계는 민사 손해배상청구에서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도아 오수비 변호사도 "형사에서 유죄가 확정된 점은 민사에서 불법행위와 책임을 입증하는 데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9천만원 청구, 핵심은 '특별손해' 입증…인과관계 촘촘히 따져야


하지만 형사 유죄가 민사상 손해배상액 전액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9,000만 원의 손해액을 하나의 덩어리가 아닌 항목별로 나눠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불법으로 지급한 중개수수료 1,000만 원은 돌려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법무법인 목민 박현익 변호사는 "편취당한 수수료 1,000만 원은 통상손해로서 충분히 청구 및 인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제는 VR 제작비 1,000만 원과 숙박권 환불금 6,000만 원이다. 박현익 변호사는 "이는 민법에 따른 '특별손해'로 분류된다"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특별손해는 가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만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즉, A씨가 중개인들의 불법행위로 인해 사업 준비 비용과 환불금까지 손해를 볼 것이라는 점을 중개인들이 예상할 수 있었는지를 입증하는 게 소송의 승패를 가를 핵심이라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VR 제작비와 고객 환불액은 해당 부동산이 맹지라는 사실을 제대로 고지받았다면 지출하지 않았을 비용인지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우울증 약까지 먹었는데…정신적 피해 보상과 사기 재고소는


A씨가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 법무법인(유한) 텍스트 박종태 변호사는 "우울증 및 공황장애 진단서, 최고용량 처방전 등을 제출하여 피고들의 불법행위와 정신적 피해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고 위자료를 최대한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다만 법원은 통상 재산상 손해배상이 이뤄지면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는 경향이 있어, 별도의 위자료가 인정되더라도 그 액수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거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됐던 사기 혐의를 다시 문제 삼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불송치된 사기 건의 재수사 여부는 새로운 증거 유무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법무법인 한설 조민성 변호사는 "불송치 결정은 형사 절차에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일 뿐"이라며 "민사 법원을 구속하지 않으므로, 기망행위를 불법행위의 내용으로 주장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 어떻게 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