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줄게 지워" 사실혼 남친의 낙태 강요, 처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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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줄게 지워" 사실혼 남친의 낙태 강요, 처벌될까?

2026. 03. 24 09:4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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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혼 통보 후 "책임 못 져"…'강요죄' 법적 쟁점 분석

사실혼 관계에서 낙태를 강요받은 경우, 법률 전문가들은 강요죄 처벌이 어려워 증거를 확보해 형사 고소와 민사소송을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 대응이라고 조언했다. / AI 생성 이미지

임신 15주차, 사실혼 관계 연인에게서 "돈 줄게 지워라, 안 지우면 이제 너에게 아무것도 못 해 준다"는 낙태 강요를 받은 여성.


그의 부모까지 압박에 가세한 상황에서 이들을 강요죄로 처벌할 수 있을지,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낳아도 책임 못 져"… 파혼과 함께 시작된 악몽


사실혼 관계를 이어오던 A씨는 임신 15주차에 청천벽력 같은 일을 겪었다. 남자친구 B씨가 일방적인 파혼 통보와 함께 뱃속 아이를 지울 것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A씨가 공개한 상담 내용에 따르면 B씨는 "낳아도 책임 못진다", "책임지기 싫다"며 반복적으로 낙태를 종용했다. 급기야 "돈 줄게 지워라, 안 지우면 이제 너에게 아무것도 못 해 준다 난 분명 기회를 주었다"며 회유와 협박을 넘나들었다.


압박은 B씨의 가족에게까지 확대됐다. B씨의 아버지는 A씨의 아버지에게 직접 연락해 중절수술을 요구했고, 어머니는 "본인도 유산했었다. 문제없다. 부탁한다", "병원 혼자가게 안 둘게"라며 A씨를 압박했다.


A씨는 "그럴 마음 없다"며 단호히 거절했지만, 가족 단위의 집요한 요구는 멈추지 않았다.


'강요죄'의 높은 문턱… "단순 압박인가, 구체적 협박인가"


A씨의 사연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B씨의 행위가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성립 요건을 매우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광희 변호사는 "이와 같이 '낳아도 책임 못 진다', '돈 줄게 지워라, 안 지우면 아무것도 못해준다'라는 상대방 측의 발언은 협박 또는 강요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다수의 변호사들은 강요죄가 인정되기 위한 '협박'의 수준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연수 변호사는 "강요죄에서 말하는 협박은 객관적으로 사람의 의사결정 자유를 상실케 하거나 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의 고지'를 의미합니다"라며 "단순히 '책임지지 않겠다'거나 '돈을 줄 테니 지워라'는 발언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여지는 크나, 이를 형사상 강요죄의 '협박'으로 인정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부모까지 가담… '공동정범' 처벌 가능할까?


이번 사건의 또 다른 쟁점은 B씨 부모의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지다. 민경남 변호사는 "상대방의 부모님 역시 범행을 모의하거나 적극적으로 가담하여 중절 수술을 요구한 정황이 뚜렷하므로, 단순 방조를 넘어 공동정범으로 함께 형사 처벌을 받게 할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라며 적극적인 처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광희 변호사 역시 "상대방 아버지가 질문자님 아버지에게 직접 낙태를 요구한 행위, 어머니가 병원을 데려가려 한 행위에 대해서 강요죄 공동정범 또는 방조죄로 함께 고소를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한 변호사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부모의 행위가 처벌로 이어지려면 단순히 의견을 말한 수준을 넘어 범행을 적극적으로 돕거나 실행한 정도가 필요하다며, "부모가 단순히 설득하거나 부탁한 정도라면 처벌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지만, 조직적으로 압박하거나 강요에 적극 가담한 정황이 명확하다면 방조 또는 공동정범이 문제될 여지는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현실적 대응은? "증거 확보와 민사소송 병행해야"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객관적 증거 확보'다. 조치홍 변호사는 "카카오톡, 문자, 녹취 등 반복적 요구와 압박 표현이 담긴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형사 고소의 높은 문턱을 고려할 때, 민사 소송을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남오 변호사는 "형사 고소와 별개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와 사실혼 파기 책임을 물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라고 밝혔다.


결국 A씨가 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감정적 호소를 넘어,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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