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때문에 온갖 마음고생은 다 했는데, 오히려 이혼을 당했습니다
시어머니 때문에 온갖 마음고생은 다 했는데, 오히려 이혼을 당했습니다
시어머니의 부당한 대우로 부부 사이 파탄 났다면
시어머니뿐만 아니라 남편에게도 위자료 청구할 수 있어

A씨는 '시어머니 때문에 이혼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잘 지내오던 부부의 사이를 갈라놓은 사람은 시어머니. 그에게 가정을 파탄으로 내몬 책임을 묻기로 결심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대로 넘어가기엔 너무 억울하다. A씨는 '시어머니 때문에 이혼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시어머니는 툭하면 A씨를 구박했다. 입에 담기 어려운 심한 욕설과 폭언은 예사였고, 친정 부모에 대한 험담을 하기도 했다.
남편은 A씨가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을 알면서도 나서진 않았다. 그런 남편을 보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는 생각이 분노가 쌓였고 짜증과 신경질적인 태도로 나타났다. 남편도 자신의 어머니 때문에 마음고생 하는 A씨임을 알았기에, 처음엔 잘 받아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얼마 전 남편이 폭탄 발언을 했다.
"우리 이혼하자."
남편의 마음은 확고한 듯 보였다. A씨는 마음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는데, 오히려 이혼을 요구당하니 억울하다. 하지만 남편의 마음도 완고한 듯하다. 잘 지내오던 부부의 사이를 갈라놓은 사람은 시어머니. 그에게 가정을 파탄으로 내몬 책임을 묻기로 결심했다.
우선 변호사들은 A씨의 바람대로 "시어머니를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 소송이 가능하다"고 했다.
LDK 법률사무소의 이동규 변호사는 "시어머니의 부당한 대우로 인해 부부 사이가 결국 파탄에 이르렀다면 시어머니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예우의 이우석 변호사도 "시어머니에게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증거가 될 만한 자료(카카오톡 내역, 문자 메시지, 통화 녹음 등)를 최대한 많이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법원에서 시부모를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를 받아들인 판례가 있다. A씨와 유사한 경우였다.
당시 시부모는 며느리에게 "교양 없이, 천정에서 뭘 배웠냐", "그렇게 천박하게 굴면 안 되지", "예쁜 애들이 부잣집 남자 물어서 혼자 기대만 왕창 하다가, 기대에 못 미치면 남편을 원망하더라!" 등의 폭언을 했고 툭하면 구박했다. 남편은 아내가 이런 폭언을 듣는 것을 알면서도 방관했다.
지난 2012년 서울가정법원 가사6단독 김소영 판사는 이런 사실을 인정하면서 "시부모와 남편은 아내에게 위자료 3000만원을 주라"고 판결했다. "시부모가 경제적 지원을 빌미로 결혼생활에 간섭하면서 며느리에게 폭언을 한 만큼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는 이유였다.
A씨에 따르면, 이번 경우 A씨가 아니라 남편이 이혼을 요구했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변호사들은 "남편의 이혼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남편이 가정 파탄의 책임이 있는 유책 배우자이기 때문이다.
우리 법원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고, 예외적으로만 허용한다. 양쪽 당사자에게 책임이 있고, 장기간 이혼을 고민했던 상황 등의 경우다. 하지만 A씨 사례의 경우가 이에 해당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혼을 청구한다면 A씨가 청구할 권리가 있다. 시어머니의 부당한 대우는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 민법(제840조)은 재판을 통해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 사안을 열거하고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부모⋅조부모 등)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다.
법무법인 동광의 최민형 변호사도 "재판상 이혼 사유에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가 있다"며 "시어머니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점을 근거로 이혼 소송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유책 사유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재판상 이혼의 경우 유책배우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고 있기 때문이다. 최민형 변호사는 민법 제843조와 제806조를 바탕으로 유책배우자에게 이혼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변호사 김수경 법률사무소'의 김수경 변호사 역시 "시어머니의 지속적인 부당한 대우는 남편의 유책 사유에 해당한다"며 "구체적이고 상세한 경위를 밝혀 이혼 사유로 활용하면 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