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모바일 신분증에 속은 알바생, 처벌받나?
위조 모바일 신분증에 속은 알바생, 처벌받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미성년자에 술 팔았다 경찰 조사... 'QR코드' 안 찍은 게 '고의'로 인정될까? 법원 판례와 변호사들 의견을 짚어봤다.

위조 모바일 신분증에 속아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 편의점 알바생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위조 모바일 신분증에 속아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 편의점 알바생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처벌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위조된 모바일 신분증에 속아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처벌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신분증을 확인했지만, QR코드 스캔을 놓친 '찰나의 실수'가 2년 이하 징역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QR코드 있는 줄도 몰랐어요"... 억울함 호소, 통할까?
아르바이트 경력 한 달 차인 A씨는 술을 사려는 손님이 내민 모바일 신분증을 눈으로 확인하고 결제를 마쳤다. 하지만 잠시 후 들이닥친 경찰은 "미성년자에게 주류를 판매했다"며 A씨를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손님이 보여준 신분증은 교묘하게 위조된 가짜였다. A씨는 "알바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QR코드 확인 절차가 있는 줄도 몰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은 누구든 청소년에게 술을 판매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판매 행위를 직접 한 직원 역시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변호사들 "QR 미확인, '미필적 고의' 인정될 수도"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처벌 여부가 '신분 확인 의무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했는가'에 달렸다고 분석한다. 특히 QR코드 확인을 생략한 점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배소연 변호사는 "상대방이 위조 신분증으로 기망(속임수)했다는 점을 들어 미성년자임을 몰랐다고 방어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무혐의를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다수 의견은 비관적이다. 경찰 출신 김진배 변호사는 "모바일 신분증은 QR코드를 통해 진위를 확인해야만 의무를 다한 것"이라며 "이를 생략했다면 범죄 발생 가능성을 알면서도 용인했다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돼 형사처벌은 물론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QR코드 인증을 안 한 것은 주의 의무 위반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초보 아르바이트생으로 관련 교육을 받지 못한 점 등은 정상 참작 사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원 "휴대전화 속 신분증, 화면만 믿으면 안 돼"
법원의 판단은 더욱 엄격하다. 법원은 단순히 신분증을 확인했다는 사실만으로 판매자에게 면죄부를 주지 않는다. 특히 휴대전화 화면에 띄워진 신분증 이미지 파일은 위·변조가 쉬워 공적 증명력이 없다고 본다.울산지방법원은 과거 유사 사건에서 "휴대전화 화면의 신분증 이미지만 확인한 것은 신분증 확인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한 바 있다(2022구합6516).
법원은 오히려 신분증 사진과 실물이 달라 보이면 질문을 하는 등 '추가적인 확인 조치'를 요구하는데, 모바일 신분증의 경우 QR코드 확인이 바로 이 '추가 조치'에 해당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결론적으로 A씨는 위조 신분증에 속았더라도 QR코드 확인을 누락한 과실로 인해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아르바이트 경력이 짧고 고의가 아닌 과실에 가깝다는 점 등이 수사 과정이나 재판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경우,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거나 재판에 넘겨져도 선고유예 등 가벼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번 사건은 아르바이트생과 자영업자들에게 모바일 신분증 확인 시 QR코드 검증이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