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이 깨지면 끝장?" 전재수 의혹으로 본 형사재판의 반전 법리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알리바이 깨지면 끝장?" 전재수 의혹으로 본 형사재판의 반전 법리

2025. 12. 15 15:4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알리바이 입증 실패는 '중립적 사실'일 뿐 유죄 증거 아냐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연합뉴스

최근 전재수 의원이 통일교 행사 참석 및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고향 방문과 성당 미사 참석이라는 구체적인 알리바이를 대며 정면 반박했다. 수사 과정에서 이러한 알리바이가 만약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다면 피고인은 즉시 치명적인 불이익을 받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형사재판의 대원칙상 피고인의 알리바이 주장이 탄핵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유죄를 입증하는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


거짓말한 피고인, 그래도 유죄 증거는 안 된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이 내세운 알리바이가 깨졌을 때 법원이 취하는 태도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많은 이들이 피고인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범죄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여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법리는 이를 엄격히 경계한다.


서울고등법원 2013노1250 판결은 이 쟁점에 대해 매우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재판부는 알리바이가 증명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적극적으로 피고인의 유죄를 증명하는 간접증거로는 결코 작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즉 법원은 피고인이 알리바이 입증에 성공하지 못한 상황을 피고인에게 유리하지도 않고 불리하지도 않은 '중립적인 사실'로 취급해야 한다. 알리바이 입증 실패는 단지 피고인이 주장한 그 시간에 범행 현장에 없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했을 뿐이지 그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직접 증명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 의원의 사례에 대입해 보자면 설령 벌초나 미사 참석이 사실이 아니었다고 밝혀지더라도 그것만으로 금품 수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입증의 공은 여전히 검사에게 있다

결국 핵심은 검사의 입증책임으로 귀결된다. 피고인의 알리바이가 거짓이라 해도 형사소송법상 유죄의 입증 책임은 시종일관 검사에게 있다. 앞서 언급한 서울고등법원 2013노1250 판결을 포함해 대법원 판례들은 일관되게 피고인의 변소가 허위로 드러나더라도 검사가 공소사실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하지 못하면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알리바이 실패는 피고인에게 범행의 기회가 열려 있었다는 정도의 의미만 가질 뿐이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알리바이를 깨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피고인이 해당 시각에 범행 장소에 있었다는 점과 실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별도의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


의심스러운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한다는 원칙은 알리바이가 무너진 피고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전 의원의 혐의 입증 여부 역시 알리바이의 진위보다는 검찰이 확보한 윤영호 전 통일교 본부장의 진술과 물적 증거의 신빙성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