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로 스치지도 않았는데…'자해 공갈' 당할까 겁나요
킥보드로 스치지도 않았는데…'자해 공갈' 당할까 겁나요
인도 주행 중 할머니 피했지만
억울한 고소당할까 전전긍긍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전동킥보드로 행인을 조심스레 피했지만, '고의로 발을 넣어 다쳤다'며 고소당할까 두렵다는 시민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이 만장일치로 답했다.
실제 접촉과 상해가 없다면 형사 처벌 가능성은 없지만, 법규 위반에 따른 범칙금은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어머니 말에 덜컥"… 스치지도 않았는데 고소당할까
최근 한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전동킥보드 이용자 A씨의 고민이 올라왔다.
1종 보통 면허를 소지한 A씨는 헬멧을 쓰지 않고 인도를 달리다 앞에 있는 할머니를 발견했다. 그는 혹시 부딪힐까 싶어 킥보드에서 내려 할머니 곁을 끌고 지나간 뒤 다시 탑승했다.
하지만 귀가 후 A씨는 어머니로부터 "만약 그 할머니가 고의든 실수든 발을 킥보드 뒷바퀴에 넣어 다쳤다고 고소하면 어떡했냐"는 말을 듣고 덜컥 겁이 났다. 발을 밟은 기억이 전혀 없지만, 억울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그를 덮쳤다.

변호사 8인 "실제 접촉·상해 없으면 형사 책임 0%"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 8명은 한목소리로 '걱정할 필요 없다'고 조언했다.
모든 법적 책임의 전제는 '실제 사고 발생 여부'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더신사 김연주 변호사는 "전동킥보드와 관련된 사고는 실제 접촉이나 상해가 발생했는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경찰 교통사고조사팀장 출신인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 역시 "의뢰인께서 할머니를 발견하고 내려서 끌고 지나간 후 다시 탑승한 점은 주의 의무를 다하려 한 정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 A씨의 대처가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만약 고의로 발을 넣었다면? "무고죄 역고소 대상"
A씨 어머니의 우려처럼 상대방이 고의로 발을 넣어 사고를 유발하고 피해를 주장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상황은 완전히 역전될 수 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만약 할머니가 발을 넣고 발을 밟혔다는 이유로 질문자님을 고소하면 무고이므로 할머니를 무고로 고소하시면 됩니다"라며 "걱정 자체가 완전한 기우에 불과하므로 잊어버리시고 일상으로 돌아가세요"라고 단언했다.
사고를 주장하는 측이 '실제 피해'와 '사고와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데, 이것이 고의적인 자해 행위로 밝혀지면 혐의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사고 없어도 '범칙금'은 별개… 법규 위반 책임은 져야
물론 A씨의 행동이 법적으로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사고가 없었더라도 법규 위반에 대한 책임은 남는다.
법무법인 더블유 이주성 변호사에 따르면 현행법상 전동킥보드의 인도 주행(도로교통법 제13조 위반)은 범칙금 3만 원, 헬멧 미착용(제50조 위반)은 2만 원의 부과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 창세 박영재 변호사는 "전동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개인형 이동장치’에 해당하여 원칙적으로 인도 주행이 금지되고 헬멧 착용 의무도 있습니다. 따라서 인도에서 운행하거나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사실 자체는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곧바로 형사 고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결국 실제 사고가 없었다면 형사 처벌을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교통 법규 위반에 따른 행정적 책임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