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 만나면 3500만원'…헤어진 연인의 '연애 각서', 법적 효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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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 만나면 3500만원'…헤어진 연인의 '연애 각서', 법적 효력은?

2025. 10. 21 13:0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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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인에게 거액의 위약금을 요구받은 사연에 법조계는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반사회적 계약으로 무효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A씨는 헤어진 연인에게서 '이성 친구를 만났으니 3500만원을 내놓으라'는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남사친 만나면 3500만원" 황당 연애 각서, 법원 가면?


헤어진 연인에게서 '이성 친구를 만났으니 3500만원을 내놓으라'는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 연애 시절 작성했던 '연애 각서'를 근거로 한 이 요구에 법률 전문가들은 "효력이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았다.



"300만원 줄게, 남사친 만나지 마"…기막힌 각서의 전말


잦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던 A씨는 연인과 재결합하며 특별한 각서를 썼다. "남사친, 여사친을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300만원을 받는 대신, 이를 어길 시 무려 3500만원을 상대에게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공증은 없었지만 두 사람은 각서에 직접 서명했다. 하지만 관계는 또다시 삐걱거렸고, 결국 A씨는 이별을 통보했다. 이후 친구 사이로 잠시 관계를 이어가다 이마저도 완전히 정리했는데, 최근 전 연인에게서 "새로운 사람이 생긴 것 같으니 각서대로 3500만원을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헤어지자 "3500만원 내놔"…법적 효력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3500만원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 법률 전문가들은 공증 여부와 관계없이 각서의 '내용'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 각서는 개인의 사생활과 교제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하는 내용으로, 우리 민법 제103조가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법률행위'에 해당해 원천 무효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연인 사이가 아닌데도 이런 내용의 각서를 작성했다면 헌법상 자유권 침해로 원천 무효"라고 설명했다. 설령 각서가 유효하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효력은 '연인 관계'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두 사람이 헤어진 순간, 각서의 효력도 함께 소멸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위약금은 '무효', 그럼 받은 300만원은?


3500만원이라는 위약금 역시 지급액(300만원)에 비해 터무니없이 커 무효 사유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A씨가 받은 300만원은 어떻게 될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해석이 갈린다. 다수 전문가는 각서가 무효가 된 이상, 300만원은 법적 원인 없이 받은 돈, 즉 '부당이득'에 해당해 돌려줘야 할 수 있다고 본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윤영석 변호사는 "300만원은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해석의 여지가 조금 있다"고 덧붙였다. 교제 기간 중 정상적으로 돈을 사용했거나, 관계 유지를 위한 대가로 볼 경우 반환 의무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 요구하면 스토킹·공갈"…전문가들의 현실 조언


만약 전 연인이 계속해서 부당한 요구를 해온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법무법인 명의의 '내용증명'을 보내 법적 조치를 예고하라고 조언한다. 내용증명에는 각서가 법리적으로 무효라는 점을 명시하고, 요구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스토킹이나 공갈 혐의로 형사 고소하고, '채무부존재확인소송'(빚이 없음을 확인받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내용이 담긴다.


조기현 변호사는 "소송으로 가면 상대방이 패소할 것이고, 그때는 우리 측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 부당한 요구를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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