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줄게, 샤워실 찍어와" 전국 워터파크·수영장 6곳 도촬...처벌 결과는?
"돈 줄게, 샤워실 찍어와" 전국 워터파크·수영장 6곳 도촬...처벌 결과는?
촬영 대가는 회당 20~50만 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돈을 줄 테니 워터파크 샤워실 같은 곳에서 영상 촬영해"
채팅 앱으로 만난 남성의 제안에 여성 A씨는 워터파크 여자 샤워실에 몰래카메라를 들고 들어갔다. 돈을 받고 불특정 다수 여성의 나체를 촬영해주기로 한 것이다.
1심에서 촬영을 실행한 여성 A씨는 징역 3년 6개월, 촬영을 지시하고 영상을 유포한 남성 B씨는 징역 4년 6월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과연 법원의 최종 판단은 어땠을까?
"돈 줄게, 샤워실 찍어와"…채팅앱에서 시작된 조직적 몰카 범죄
2014년 6월, 남성 B씨는 여성 A씨에게 은밀한 제안을 건넸다. "돈을 줄 테니 워터파크 샤워실 같은 곳에서 여성들이 샤워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달라"는 내용이었다.
A씨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B씨는 촬영 대가로 회당 20만 원에서 50만 원을 주기로 약속했다.
이들은 함께 워터파크 등에 입장한 뒤, B씨가 몸매가 좋은 여성을 특정하면 A씨가 몰래카메라를 들고 여자 탈의실이나 샤워실로 들어가 촬영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공모했다.
이들의 범행은 대담하고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2014년 7월 서울의 한 수영장 간이 여성 탈의실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까지 경기도 고양, 용인, 강원도 홍천 등 유명 워터파크와 수영장 6곳의 여성 탈의실과 샤워실을 돌며 불특정 다수 여성들의 나체를 몰래 촬영했다.
B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A씨가 촬영한 영상을 포함해 따로 입수한 불법 촬영물을 돈을 받고 판매하기까지 했다.
2014년 7월에는 한 구매자로부터 60만 원을 받고 약 5GB 분량의 몰카 동영상 파일을 메신저로 전송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다른 구매자에게 120만 원을 받고 약 100GB에 달하는 워터파크 몰카 영상을 웹하드에 올려주는 방식으로 유포했다.
1심의 엄벌 "계획적 범죄로 공중의 신뢰 무너뜨렸다"
결국 덜미가 잡힌 이들은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의 범죄를 매우 무겁게 봤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을 실행한 A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범행을 지시하고 영상까지 유포한 B씨에게는 징역 4년 6월의 실형을 각각 선고했다. 두 사람 모두에게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 도구를 사전에 준비하고 촬영 대상과 방식을 협의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공장소에서 범행해 일반인의 신뢰를 무너뜨렸고,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B씨에 대해서는 "영리 목적으로 촬영물을 적극적으로 유포해 피해자들의 피해를 확대시켰다"며 더 무거운 책임을 물었다.
"생활고 시달렸다"...항소심 결과는?
그러나 A씨와 B씨는 1심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A씨는 불우한 성장 환경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용돈을 벌기 위해 범행했고, B씨가 영상을 유포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의 범행 장면이 인터넷에 유포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도 호소했다.
B씨는 8년간의 공무원 시험 준비로 인한 스트레스로 잘못된 선택을 했고, 범행으로 얻은 이익도 180만 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세간에 널리 퍼진 '워터파크 동영상'을 직접 유포하지는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깨고 A씨의 형량을 징역 2년 6월로, B씨의 형량을 징역 3년 6월로 각각 감형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우울증과 생활고로 고통받던 중 범행에 이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한 "B씨가 영상을 유포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하고 본인의 모습과 목소리가 노출되도록 촬영했던 점"도 참작 사유로 들었다.
B씨에 대해서도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세간에 '워터파크 동영상'으로 알려진 동영상을 유포했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 이 사건으로 얻은 경제적 이익이 많지 않은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 모두에 대해 "원심의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며 감형 이유를 명시했다. 다만 신상정보 등록 의무는 유지하고, 1심과 같이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은 면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