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사진 15장 흔적 지우려 아이폰 초기화하고 폴더폰으로 바꿨지만…
딥페이크 사진 15장 흔적 지우려 아이폰 초기화하고 폴더폰으로 바꿨지만…
변호사들 "증거인멸 의심 살 수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아이클라우드 휴지통을 비우고, 아이폰을 공장 초기화한 뒤 폐기했다. 계정마저 삭제하고 폴더폰으로 바꿨다. 2년 전 친구와 단둘이 공유했던 딥페이크 사진 15장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A씨의 필사적인 노력이었다.
완벽히 과거를 지웠다고 믿었지만, 친구가 다른 사건으로 경찰 포렌식을 받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A씨의 사투는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변호사들은 A씨의 노력이 처벌 가능성을 크게 낮췄다고 보면서도, 디지털 세상에 완벽한 삭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2년이나 지났고 기기를 계속 사용했다면 새로운 데이터가 덮어 써져 복원이 어려울 수 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A씨에게 희망적인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보이지 않는 변수를 지적했다. "사진이 클라우드 서버에 보관되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수사기관이 영장으로 서버를 압수수색할 경우, 삭제된 데이터가 고스란히 남아있을 수 있다." A씨가 삭제했다고 믿었던 아이클라우드 서버가 복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친구 폰에서 내 흔적이? 수사 칼날은 나를 향할까
만약 친구의 휴대전화에서 A씨와의 대화 기록이나 사진 파일이 나온다면, 불똥은 A씨에게 튈 수밖에 없다. 법무법인 창경 김찬협 변호사는 "친구의 휴대폰에서 발견된 증거로 A씨와의 관계성이 드러나면, 이를 토대로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할 수 있다"고 명확히 했다.
물론 수사기관이 A씨를 본격적으로 겨누려면 A씨의 새 폴더폰이나 PC를 확보해야 한다.
법무법인 한일 이광섭 변호사는 "A씨는 직접적인 수사 대상이 아니므로, A씨의 기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될 확률은 낮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는 오히려 A씨의 완벽한 삭제 노력이 덫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사기관 입장에서 보면, 기기를 바꾸고 데이터를 삭제한 행위는 고의적인 증거인멸 시도로 보일 수 있다. 이는 오히려 수사 의지를 자극하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결백을 위한 노력이 오히려 의심을 키우는 역설적인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처벌 가능성 희박" vs "안심은 금물"
딥페이크 영상물을 단 한 번이라도 타인에게 보냈다면 반포 행위로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무겁게 처벌될 수 있다. 법무법인 한별 이주한 변호사는 "일대일 공유라도 유포에 해당할 수 있어 결코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대다수 변호사는 현실적으로 A씨가 처벌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봤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A씨가 입건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므로, 지금의 걱정은 기우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친구의 폰에서조차 명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거나, 나오더라도 A씨와의 연결고리를 입증하지 못하면 수사는 동력을 잃는다.
하지만 100% 장담할 수는 없다. 결국 A씨의 운명은 친구의 휴대전화 속에 잠든, 혹은 영원히 사라졌을지 모를 데이터에 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