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참고인 조사 거부하자 '피의자 전환' 협박 이거 합법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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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참고인 조사 거부하자 '피의자 전환' 협박 이거 합법인가요?

2025. 09. 17 22:4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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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인 조사 거부하면 피의자 전환?

경찰 협박, 법적 근거는 없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저는 그 일과 아무 관련이 없는데, 경찰이 참고인 조사를 거부하면 피의자로 전환하고 체포영장까지 발부하겠다고 협박합니다.'


절도 사건에 연루된 지인 때문에 참고인 신분이 된 A씨의 절박한 목소리다. 평범한 시민이던 그의 일상이 수사기관의 압박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 내몰린 순간이었다.


사건은 A씨의 지인이 절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다 소재불명(기소중지) 되면서 시작됐다. 얼마 후, A씨는 경찰로부터 '절도 사건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자신은 사건과 무관하고, 특히 논란이 된 물건을 직접 건넨 사실조차 없다며 경찰의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자 경찰의 태도는 돌변했다.


'협조하지 않으면 피의자로 전환하겠다', '강제수사에 착수하겠다', '체포영장을 발부할 수도 있다'는 식의 회유와 협박이 이어졌다.


A씨는 교도소에 있는 다른 친구가 자신의 이름을 언급했을 수 있다는 막연한 이야기만 전해 들었을 뿐, 자신이 왜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조차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했다. 평범했던 일상은 한순간에 공포로 변했다.


'조사 거부=피의자 전환'? 전문가들 "명백한 위법적 압박"

A씨의 사례처럼 참고인이 경찰 조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피의자가 될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그럴 수 없다'고 단언한다. 참고인 조사는 원칙적으로 강제성이 없는 '임의수사'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윤영석 변호사는 "참고인 조사 거부를 이유로 피의자로 전환하는 것은 인권보호수사규칙에 위배되는 부당한 압박"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한일의 이광섭 변호사 역시 "참고인은 출석 및 진술 의무가 없으므로 경찰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피의자 전환' 협박은 법적 근거가 없는 심리적 압박 수단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경찰이 선을 넘는 단 하나의 조건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참고인이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을까? 핵심은 '새로운 범죄 혐의'의 발견 여부다.


수사기관이 참고인 조사 거부와는 별개로, 다른 경로를 통해 해당 인물이 범죄에 연루됐다는 객관적 증거나 합리적 의심을 확보하면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


로티피 법률사무소의 최광희 변호사는 "피의자 전환은 객관적 증거나 합리적 의심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교도소에 있는 지인의 진술만으로는 가담 여부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원칙을 설명했다.


하지만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다른 가능성을 경고했다. 훔친 물건인 줄 알면서도 이를 보관하거나 전달했다면 장물취득죄(형법 제362조)가 적용될 수 있다.


'알면서도'라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수사기관은 고의성을 입증하기 위해 참고인의 진술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본인이 혐의와 무관함을 증명하는 진술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경찰의 압박,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A씨와 같이 사실상 용의선상에 오른 상황에서는 '경우에 따라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혐의 연루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 변호인과 충분히 상의한 후 출석하여 자신의 무관함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오해를 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혐의가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경찰 조사에 섣불리 응하기보다는, 변호인을 선임하여 조사에 동행하고 유도 질문 등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 경우, 장물취득죄 등 다른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한다.


피의자 전환 시, 변호인 조력은 선택 아닌 필수

만약 경찰이 A씨를 피의자로 전환한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이때부터 A씨의 모든 진술은 법정에서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단계에서는 '반드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첫 조사부터 함께 출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명중의 임승빈 변호사는 "사실대로 말하면 결백을 입증할 수 있겠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대처하면 혐의가 인정될 수 있다"며 "수사 단계에서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억울한 피의자가 되지 않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역설했다.


변호인은 수사 과정에서 진술거부권 등 피의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실관계와 법리에 기반해 무혐의를 주장하는 데 효과적인 방패가 되어줄 수 있다.


결론적으로 A씨는 단순히 참고인 조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경찰이 이미 특정 혐의를 염두에 두고 압박하는 상황이라면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섣부른 독자 대응은 오히려 혐의를 키울 수 있고, 무대응은 강제수사의 빌미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는 법적 권리를 방패 삼아 변호인과 함께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만이 억울한 피의자가 되지 않는 유일한 길이다. 한 통의 전화가 쏘아 올린 공포 속에서, 법률 지식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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