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도 못 쉴 정도' 맞은 캄보디아 韓 대학생 사망... '고문치사' 재판권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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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도 못 쉴 정도' 맞은 캄보디아 韓 대학생 사망... '고문치사' 재판권 어디에?

2025. 10. 13 12:3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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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맞아 걷지도 못했다" 증언 확보

신병 확보 못하면 '무기한 재판' 난항 예고

캄보디아 국기 / 연합뉴스

캄보디아에서 범죄 조직에 감금되었다가 숨진 한국 대학생 B씨가 사망 전 극심한 폭행과 고문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


B씨의 사망증명서에는 이미 '고문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이 사망 원인으로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한국 국민이 해외에서 범죄 피해를 당한 사안으로, 가해자의 처벌을 위한 한국 사법부의 '재판권 행사'와 '국가배상 책임' 등 복잡한 법적 쟁점을 낳고 있다.


"걷지도, 숨도 못 쉬는 상태였다"

지난 8월 8일, 캄보디아 깜폿주 보코산 인근에서 20대 한국 대학생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7월 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출국한 지 약 3주 만에 비극적인 주검으로 돌아왔다.


B씨가 숨진 장소에 함께 감금되었다가 구조된 또 다른 한국인 A씨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에 "B씨가 너무 맞아서 걷지도, 숨도 못 쉬는 상태였다. 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했다"고 증언하며 극심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B씨의 사망증명서에 '고문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이 사망 원인으로 명시된 점은 증언의 신빙성을 더한다.


이러한 사실관계는 B씨의 사망이 단순 변사가 아닌 범죄 조직에 의한 감금, 폭행, 고문 등 복합적인 범죄 행위의 결과임을 시사하며, 가해자들에게는 감금치사죄, 특수감금치사죄, 고문치사죄 등이 적용될 수 있다.


한국 사법부의 '재판권' 작동 가능할까?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이 사건에 대해 한국 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는 가해자의 국적에 따라 달라진다.


가해자가 한국 국민이라면 '속인주의' 적용

범죄 조직 구성원 중 한국 국민이 포함되어 있다면, 한국 형법 제3조 속인주의에 따라 한국 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범죄가 외국에서 발생했더라도 한국 형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있으며, 캄보디아 법률에 의해 해당 행위가 범죄인지 여부를 입증할 필요가 없다.


가해자가 외국인이라면 '보호주의' 입증이 관건

가해자가 외국인이라면 형법 제6조 보호주의가 적용될 수 있다. 피해자가 한국 국민이므로 재판권 인정 가능성은 있으나, 다음과 같은 요건을 검사가 엄격하게 입증해야만 한국 법원에서 재판이 가능하다.


  • 캄보디아 법률에 의하여 해당 행위가 범죄를 구성한다는 점
  • 캄보디아 법률에 의하여 소추(기소) 또는 형의 집행이 면제되지 않는다는 점


이러한 입증에 실패할 경우, 한국 법원은 재판권이 없음을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할 수 있다.


"신병 확보 못하면 무기한 지연" 최대 난관은?

한국 법원에서 재판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재판을 진행하고 가해자를 처벌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제 공조의 어려움과 수사 지연

캄보디아 현지에서 발생한 범죄이므로, 한국 검찰은 국제형사사법공조를 통해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과 캄보디아 간에 관련 조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아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협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캄보디아 당국의 협조 속도와 의지에 따라 수사 및 증거 수집에 최소 6개월에서 1년 6개월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


가장 큰 난관, 피고인 신병 확보

재판 절차에서 가장 큰 난관은 피고인의 신병 확보다. 가해자가 캄보디아에 계속 머무른다면, 한국 정부는 범죄인 인도를 요청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과 캄보디아 간에 범죄인인도조약이 없으며, 특히 가해자가 캄보디아 국민일 경우 자국민 인도를 거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피고인이 한국에 입국하지 않고 캄보디아에 머무른다면, 재판은 사실상 무기한 지연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은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기간에는 공소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가해자를 처벌할 기회 자체는 살아있으나 실질적인 재판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유족의 선택, '국가배상'도 가능할까?

가해자에 대한 형사 처벌 외에도, 유족은 국가배상 청구를 고려할 수 있다.


재외국민 보호 의무 위반

대한민국 헌법 제2조 제2항은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한다.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영사조력법은 이러한 의무를 구체화하고 있다.


만약 유족이 주캄보디아 한국 공관에 구조 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관이 '직무 집행상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적절하고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B씨의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면, 국가배상법에 따른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손해배상 범위

국가배상 또는 가해자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될 경우, B씨의 사망으로 인한 일실수입, 장례비용 등의 재산상 손해와 유족이 입은 정신적 고통(위자료)에 대한 배상이 이루어진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극심한 고문과 감금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 법원은 상당한 금액의 위자료를 인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발 방지 위한 '긴급 공조 체계' 절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강조했듯이, 캄보디아 내 감금 피해 구조를 위한 "정부 간 긴급 공조 체계와 상시 대응망 구축"이 시급하다.


이처럼 복잡한 국제 범죄 사건의 경우, 가해자 처벌의 실질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속한 고소와 외교적 압력, 그리고 국제형사사법공조를 통한 증거 확보가 필수적이다. 또한, 유족은 형사 절차와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 및 국가배상 청구 등 다각적인 법적 대응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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