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이면 낫는다더니"... 피부과 시술 부작용, 병원 책임은 어디까지?
"2일이면 낫는다더니"... 피부과 시술 부작용, 병원 책임은 어디까지?
환불 요구에 "영업방해" 신고로 맞선 병원... 법률 전문가들 "설명의무 위반, 손해배상 가능성 높아"

200만원 레이저 시술 후 색소침착 부작용이 생겼으나 병원은 환불을 거부하고 연락을 차단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이틀이면 괜찮아져요" 의사 말만 믿고 받은 200만원짜리 레이저 시술, 목에 '낙인'처럼 남은 색소침착... 법적 구제 가능할까?
A씨는 '이틀이면 회복된다'는 의사의 말을 믿고 200만원을 들여 목에 피코레이저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이틀이 지나도 붉은 자국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거무스름한 색소침착으로 번졌다.
병원에 항의하자 돌아온 것은 "괜찮아질 것"이라는 반복된 답변과 "환불 불가" 통보, 그리고 메신저 차단이었다.
"이틀이면 낫는다더니"... 사라지지 않는 '얼룩'
A씨는 시술 전 "피부가 약해 착색이 잘 된다"고 병원 측에 수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의사는 "다운타임(회복기간)이 이틀이면 충분하다"며 그를 안심시켰다.
약속된 이틀이 지나자 병원은 말을 바꿔 "7일이면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결국 다른 병원을 찾은 A씨는 '색소침착'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목에 선명하게 남은 자국 때문에 출근조차 못 하는 신세가 됐다.
환불 요구하자 "영업방해" 신고... 굳게 닫힌 병원 문
A씨가 시술비 환불과 손해배상을 요구하자 병원의 태도는 돌변했다. "환불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법적 대응을 언급하자 A씨의 메신저를 차단했다.
억울한 마음에 병원을 직접 찾아갔지만, 병원은 A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기까지 했다. 정당한 항의마저 가로막힌 A씨는 법의 문을 두드리기로 결심했다.
법률가들 "명백한 설명의무 위반... 증거 확보가 관건"
법률 전문가들은 병원 측의 '설명의무 위반'을 가장 큰 쟁점으로 꼽는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의사는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회복 불가능한 중대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 반드시 환자에게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A씨의 경우, 의사가 색소침착 가능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이틀이면 회복된다"고 단언한 점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김경태 변호사는 "시술 전후 사진, 부작용 발생 경과를 촬영한 사진, 타 병원 진단서와 소견서 등을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며 증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의사와의 대화가 담긴 메신저 기록이나 녹음 파일 역시 병원의 과실을 입증할 결정적 자료가 될 수 있다.
시술비·치료비에 위자료까지... 어디까지 배상받나
의료 과실이 인정될 경우, A씨는 이미 지불한 시술비 200만원은 물론, 색소침착 치료를 위한 추가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까지 청구할 수 있다. 시술 부작용으로 출근하지 못해 발생한 경제적 손실(일실수입)도 배상 범위에 포함된다.
나아가 병원 측의 무책임한 사후 대응과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과실이 비교적 명확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업무상과실치상죄로 형사고소도 동시에 진행할 필요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민사 소송과 별개로 형사 절차를 통해 병원을 압박하는 전략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의료 소송은 전문적이고 긴 싸움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소송에 앞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통해 조정을 신청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A씨의 사례는 미용 시술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시술 전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요구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모든 상담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