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0만원 수리비 폭탄에도 '벽돌' 된 테슬라
5300만원 수리비 폭탄에도 '벽돌' 된 테슬라
"워런티 불가" 통보에 유상 수리했더니… 더 망가진 내 차

미국에서 들여온 테슬라 차주가 보증 수리 거부 후 유상 수리를 맡겼으나, 서비스센터의 과실로 차가 시동조차 걸리지 않는 '먹통'이 됐다. / AI 생성 이미지
미국에서 사 온 테슬라 차량이 고장 나 5300만원의 수리비 폭탄을 맞은 차주. 보증 수리를 거부당한 뒤 자비로 다른 부품을 수리했지만, 서비스센터를 나온 차는 시동조차 걸리지 않는 '벽돌'이 됐다.
법률 전문가들은 "보증 거부와 수리 중 과실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서비스센터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핵심 쟁점과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해외 직구의 설움, 5300만원 수리비의 벽
미국에서 타던 테슬라 모델X를 국내로 들여온 차주 A씨의 악몽은 충전 중 시작됐다.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오류'로 차가 멈춰 섰고, 서비스센터는 고전압 배터리 교체비로 약 5300만원을 청구했다. 해외 구매 차량이라 보증 수리가 안 된다는 통보였다. A씨는 "미국 구매 계약서상 워런티에 지역 제한 내용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거대한 벽에 부딪힌 기분이었다.
결국 A씨는 다른 부품 문제일 것으로 추정, 'DCDC컨버터'를 유상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결정은 상황을 최악으로 몰고 갔다. 서비스센터가 부품 교체를 위해 배터리를 떼어냈다가 다시 붙인 후, 차량이 배터리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완전 먹통' 상태가 된 것이다. 센터 측은 "배터리가 갑자기 0이 되었다"는 이해할 수 없는 설명만 반복했다.
"보증과 수리 과실은 전혀 다른 문제"
이 황당한 사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두 가지 쟁점을 명확히 분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먼저 '보증 수리 거부' 문제다. 이에 대해 전종득 변호사는 "국내 법원이 국내 판매자가 아닌 법인에게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상의 무상수리 의무 등을 바로 인정하지 않은 사례가 있어(병행수입차 관련) 다툼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수의 변호사들은 제조사 보증이 판매 국가를 기준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보증 수리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더 중요한 쟁점으로 '수리 과정의 과실'을 지목했다. 김강희 변호사는 "'보증은 안 된다'는 말과 '수리 중 문제는 책임 없다'는 말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라고 단언했다. 수리 전에는 운행이 가능했던 차가 수리 후에 더 심각한 상태가 되었다면, 이는 보증 문제와 별개로 서비스센터의 명백한 과실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동규 변호사 역시 "정비 이후 바로 고장이 발생했다면 통상 정비업체 측에 설명 책임이 요구됩니다"라고 지적하며, 입증 책임이 차주가 아닌 서비스센터로 전환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첫 단추는 '증거 확보', 이것부터 챙겨라
그렇다면 차주 A씨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증거 확보'를 강조했다. 서비스센터 입고 전후의 차량 상태를 비교할 수 있는 모든 기록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미국 구매 계약서, 차량 입고 당시 정비 접수 기록, 오류 코드, 교체 전후의 작업 내역서, 견적서, 센터 측과의 대화 녹취 등이 모두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이지훈 변호사는 "수리 전후의 차량 상태, 서비스센터와의 대화 기록, 수리 내역서, 견적서 등 모든 자료를 보관해 두십시오"라고 조언했다.
이러한 객관적 자료를 확보한 뒤,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법무법인 명의의 내용증명을 발송해 공식적으로 책임을 묻고, 합의가 결렬될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응 절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