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관계라도 잠든 나체 몰래 찍으면 불법촬영…대법원 거쳐 벌금 7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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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관계라도 잠든 나체 몰래 찍으면 불법촬영…대법원 거쳐 벌금 700만 원

2026. 09. 01 12:2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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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감금에 불법촬영까지

환송 후 재판부, 벌금 700만 원 선고

대법원 /연합뉴스

연인 사이에서 평소 촬영에 동의했더라도 잠든 상태에서 몰래 나체를 촬영했다면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성립한다며, 대법원이 피고인에게 유죄를 확정했다.


부산지방법원은 상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감금,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700만 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폭행과 휴대폰 파손, 2시간 감금까지

A씨는 2018년 8월 부산 수영구 자신의 주거지에서 연인인 B씨가 일과 관련해 다른 남자와 연락하는 것을 보고 말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주먹과 발로 B씨의 얼굴과 몸을 여러 차례 때려 약 14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다.


또한 A씨는 B씨 소유의 시가 약 107만 원 상당 휴대폰을 바닥에 던져 깨뜨렸다.


B씨가 집 밖으로 나가려 하자 머리채를 잡고 방 안으로 끌고 들어왔으며,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무릎을 꿇고 비는 B씨에게 "그거 가지고 안 죽으니까 아침에 가라"라고 말하며 약 2시간 동안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감금했다.


자는 모습 몰래 촬영…연인 간 동의 여부가 쟁점

이와 별개로 A씨는 2017년 3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잠을 자고 있는 B씨의 나체 사진 6장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상해, 재물손괴, 감금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으나, 카메라 이용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평소 두 사람이 연인 관계로서 동의하에 촬영이 이루어졌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다는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검찰이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 역시 항소를 기각하며 1심의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깨어있을 때 동의가 잠든 나체 촬영 동의 아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1·2심의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으로 환송했다.


대법원은 B씨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촬영에 동의했거나 반대하지 않았더라도, 잠들어 있는 상태에서 나체 사진을 촬영하는 것까지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특히 촬영된 사진에 B씨의 얼굴을 포함한 전신이 나와 있어 신원이 특정될 수 있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B씨가 수사기관에서 "성관계를 가지다보면 피고인이 중간에 휴대폰을 꺼내들고 동영상을 촬영하였다. 영상을 지우라고 말한 사실은 있으나 이후 지웠는지 확인해보지 않았다. 제가 자고 있으면 저의 몸을 사진 촬영하는 버릇이 있었는데 자다가도 찰칵 소리가 들려 일어난 적이 수없이 많았다"라고 진술한 점에 비추어 동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씨 역시 B씨의 의사에 반해 촬영한다는 미필적 인식이 있었다고 보았다.


환송 후 재판부, 유죄 인정해 벌금 700만 원 선고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다시 열린 환송 후 2심 재판부는 카메라 이용 촬영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으로 B씨가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B씨에게 합의금 1500만 원을 지급하고 원만히 합의하여 B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사진이 외부로 유포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벌금 700만 원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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