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인 계약과 상관없이 '실질적'인 근로자였다면, 퇴직금 받을 수 있습니다
'형식적'인 계약과 상관없이 '실질적'인 근로자였다면, 퇴직금 받을 수 있습니다
7년간 학원장으로 일한 후 해고당했는데 "퇴직금 없다" 통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이유 때문이라는데
변호사들에게 물어봤더니 "계약의 형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내 교육기업에서 근무하던 A씨도 해고의 칼바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한 가지 받아들일 수 없는 건 회사가 A씨에게 "퇴직금 대상이 아니다"라고 통보한 것이다. /셔터스톡
국내 교육기업에서 근무하던 A씨도 해고의 칼바람을 피할 수 없었다. 회사에서 A씨가 속해있는 계열사 자체를 정리한다고 하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7년간의 직장 생활을 정리하게 됐다.
그런데 한 가지 받아들일 수 없는 건 회사가 A씨에게 "퇴직금 대상이 아니다"라고 통보한 것. 다른 선생님들은 퇴직금 명목의 합의금을 받았지만, A씨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기에 "줄 수 없다"고 했다.
A씨는 그동안 회사가 세운 학원을 운영하는 학원장의 역할을 담당해 왔다. 4대 보험 없이 수익 배분 형태로 월급을 받으며 3.3% 세금만 납부했다. 하지만, 독단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던 게 아니다. 모든 것은 본사의 시스템 안에서 운영했다. 다른 선생님들과 같이 사내 아이디를 발급받아 보고를 했고, 결제를 받았다. 출퇴근도 회사가 확인했다.
회사의 지시를 받아 일했는데, 근로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변호사들은 A씨가 근로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판례에 따르면 그렇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승인의 오승일 변호사는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 등을 체결해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더라도, 판례는 근로자성을 점점 확대 인정하는 추세"라고 했다.
법률사무소 正의 정지웅 변호사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판례에 따르면 계약의 형식보다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하는 종속 관계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본다"고 했다.
즉, A씨처럼 4대 보험 등을 가입하지 않는 등 '형식적'으로 근로자로 볼 수 없더라도 '실질적'으로 회사의 지휘 감독을 받았다면 근로자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A씨가 7년간 근무를 했다고 하니, 근태기록이나 회사에 올렸던 보고 및 결제 문서 등 객관적인 증거자료를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이런 자료가 확보 가능하면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법원이 계약의 형식에 얽매여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법률사무소 저스트의 도형욱 변호사도 증거를 최대한 수집하라고 조언했다. "A씨가 실질적으로 근로자였던 점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예를 들면 같이 일했던 직원들의 진술서 등도 확보하면 좋다"고 했다.
도 변호사는 "다만, A씨의 경우 근로자성이 부인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따라서 실경영자는 다른 사람이었다는 점과 본인이 임원이 아니라 직원이었다는 점 증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변호사들은 퇴직금 지급 청구 소송도 함께 하길 권유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도 "A씨가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어도 실질적으로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는데, 이 사안의 경우 근로자성 인정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즉, 근로자로서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A씨가 7년 동안 출퇴근하고, 회사의 지시를 받고, 보고와 결재를 하고, 회사 시스템에 아이디를 부여받아 활동했다면, 퇴직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관할 지방노동청에 신고하고, 민사상 퇴직금 지급 청구 소송을 진행하라"고 조언했다.
"서둘러서 해야 한다"고 조언한 변호사도 있다. 도형욱 변호사는 "회사를 정리한다면 소송을 서둘러야 한다"며 "회사를 폐업하면 퇴직금을 청구할 대상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