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상대방이 10분 넘게 몰래 찍은 영상, '불법촬영' 처벌하고 위자료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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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상대방이 10분 넘게 몰래 찍은 영상, '불법촬영' 처벌하고 위자료 받을 수 있을까?

2026. 07. 27 11:24 작성2026. 07. 27 11:24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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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처벌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은 어렵다는 게 중론…'초상권 침해' 민사소송은 가능

소송 중 상대방이 동의 없이 신체를 10분 이상 촬영한 행위로, 성범죄 등 형사 처벌을 하기는 어렵다. / AI 생성 이미지

현재 민사소송 항소심을 진행 중인 A씨. 그런데 상대방인 B씨가 소송과 무관하게 A씨의 얼굴과 신체를 10분 넘게 무단으로 촬영했다. B씨는 이렇게 찍은 영상을 법원에 증거로 제출하기까지 했다.


A씨는 B씨의 악의적인 행위에 법적 책임을 묻고 싶다. 과연 B씨를 형사 처벌하고, 별도의 위자료까지 받을 수 있을까? 또 이 사실을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유리하게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소송 중 10분 넘게 클로즈업 촬영…'성범죄' 될까?


A씨는 현재 민사소송 항소심의 원고다. 그런데 피고인 B씨가 소송과 전혀 상관없이 A씨의 얼굴과 신체를 10분 이상 확대 촬영했다. 이런 불법 촬영은 2회 이상 반복됐고, B씨는 해당 영상을 법원 증거로 제출해 제3자(재판부 등)에게 노출시켰다.


A씨는 B씨의 행위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소할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형사 처벌은 쉽지 않다는 게 변호사들의 중론이다. 특히 성범죄 혐의 적용은 어렵다고 봤다.


성적 수치심 없으면 '카메라촬영죄' 아냐…개인정보보호법도 '글쎄'


변호사들은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성립하려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해야 한다고 짚었다. 단순히 얼굴이나 옷을 입은 신체를 장시간 촬영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베테랑 오승윤 변호사는 "민사소송 과정에서 얼굴이나 일반적인 착의 상태의 신체를 찍은 행위는, 법상 요구되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신체'로 인정받기 어렵다"며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고소하더라도 무혐의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적용에 대해서도 신중한 의견이 많았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주로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개인정보처리자'를 규율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개인 간의 사적인 분쟁 과정에서 이뤄진 촬영 행위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개인 소송에서 당사자가 상대방을 촬영한 행위는 업무상 처리가 아니므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처벌도 적용하기 어렵다"며 "현행법상 성적 목적이 없는 단순 무단 촬영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형사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소하는 것이 성폭력처벌법보다 실효성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동의 없이 개인 식별이 가능한 영상 정보를 수집 및 법원에 제공한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형사 처벌 어려워도…'초상권 침해'로 위자료 100만~300만원은 가능


형사 처벌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데 변호사들의 의견이 모였다. 동의 없는 무단 촬영은 그 자체로 헌법상 보장된 '초상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한대섭 변호사는 "승낙 없이 타인의 신체를 촬영하는 행위를 대법원 판례도 불법행위로 인정한다"며 "소송과 관련 없음에도 10분 이상 얼굴을 확대해 반복 촬영한 행위는 정당한 범위를 벗어난 초상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B씨가 '소송 증거 수집 목적'이었다고 항변하더라도, 법원은 촬영의 필요성과 침해 정도를 비교해 위법성을 판단한다. A씨의 경우 소송과 무관한 장시간의 반복적 촬영이었으므로 위법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현실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위자료 액수로는 통상 100만 원에서 300만 원 선이 제시됐다. 한병철 변호사와 한대섭 변호사 모두 이 범위를 언급했다. 법무법인 베테랑 오승윤 변호사는 300만~5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를 추천했다.


불법 영상, 항소심 재판부가 증거로 안 볼까? '자동 배척'은 안 돼


그렇다면 A씨가 형사 고소나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현재 진행 중인 항소심에서 B씨가 낸 불법 촬영 영상을 증거에서 제외시키는 데 효과가 있을까?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자동으로 배척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형사소송과 달리 민사소송에서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도 재판부의 재량에 따라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한강 고용준 변호사는 "단순히 상대방이 무단촬영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제출된 증거가 당연히 배척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당 영상이 본안과 관련성이 없고 인격권을 침해한 방식으로 수집되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불법 촬영 사실을 근거로 재판부에 증거 채택에 대한 의견서를 내거나, 영상의 증명력을 다투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형사 고소는 상대방의 증거 수집 과정이 위법함을 재판부에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고소나 별소 제기가 재판부에 보복적 대응으로 비치거나, 상대방이 촬영 이유로 내세울 사정을 오히려 부각시키는 역효과도 배제하기 어려워 시점 설계가 중요하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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