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5개월만에 또 살인·강간, 불우한 환경 참작돼 사형 면했다
출소 5개월만에 또 살인·강간, 불우한 환경 참작돼 사형 면했다
사형 대신 무기징역 선고한 재판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광주고등법원 제1형사부는 강도살인, 특수주거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에 대해 검사가 구형한 사형을 기각하고, 원심의 무기징역형을 유지한다고 2025년 5월 1일 판결했다.
재판부는 A의 범행이 "생명을 박탈하여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는 것이 마땅해 보일 수도 있다"면서도, 사형 선고를 정당화할 만큼의 '특별한 사정'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5개월 만의 출소 후 잔혹 범행, 피고인 A의 충격적 범죄 사실관계
이번 사건의 피고인 A는 2005년 살인죄 등으로 징역 12년, 2014년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강간등치상) 등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는 등 폭력 및 성범죄 전력이 상당하다.
성인이 된 이후 약 25년간의 기간 중 23년을 교도소에서 복역했으며, 이번 범행은 최종형 집행을 마친 지 5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저질러졌다.
A는 과거 광주교도소에서 함께 복역한 인연으로 재회하여 도움을 받던 피해자 B와 그의 사실혼 배우자인 피해자 E, 그리고 E의 4세 자녀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당시 A는 식칼을 휘둘러 무방비 상태에 있던 피해자 B를 살해했다. 특히 B의 주된 사망원인은 깊이 약 20cm의 자절창으로,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대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B를 살해한 A는 현장에 있던 피해자 E를 식칼로 위협해 신용카드와 현금 등을 강취하고 강제추행했다. 이후 E를 약취해 감금하면서 약 4시간 30분 동안 수차례 강간하고 상해를 입히기까지 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피해자 E와 4세 아동이 피해자 B의 살해 현장을 목격했다는 사실이다.
검찰 "무기징역 너무 가벼워" 사형 주장했지만...항소심 법원의 판단
검찰은 원심의 무기징역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사형 선고를 주장하며 항소했다.
재판부는 A의 범행 동기가 배은망덕하고(2005년 살인 범행의 경우 자신을 도와주던 피해자의 꾸지람에 불만을 품고 살해), 교도소 내에서도 불량한 수용 태도를 보였으며, 출소 후 단기간에 재범을 반복하는 등 재범의 위험성이 '높음' 수준으로 평가된 점을 중대하게 보았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 B과 그 가족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던 관계를 배신하고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으며,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도 없었다는 점 등은 사형을 고려할 만한 불리한 정상으로 작용했다.
사형 정당화할 '특별한 사정'을 가른 결정적 기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무기징역을 유지했다. 사형은 '극히 예외적인 형벌'로, 누구라도 정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한다는 대법원의 법리를 따른 것이다.
법원이 무기징역형을 유지하며 제시한 논거는 다음과 같다.
기존 사형 확정 사건과의 '균형성' 부족
재판부는 2004년 이후 사형이 확정된 사건들이 사망한 피해자가 다수이거나, 범행이 고도로 치밀하게 계획되었거나, 사체를 손괴 또는 은닉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저지른 범행이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A의 범행은 잔인하고 강간 등 중대범죄가 결합되었으나, 기존 사형 확정 사건과 비교했을 때 피해자 수, 범행의 계획성, 결단성, 대담성, 냉혹성, 치밀성 등 측면에서 사형을 정당화할 정도의 분명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의 '죄책감 및 반성' 표명
A는 범행 이후 자살을 시도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다음 생에 뵙겠습니다"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점, 수사 및 법정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유족에게 용서를 구한다는 입장을 보인 점 등을 들어,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에 대해 아무런 후회나 죄책감을 표시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또한, 원심의 무기징역형 선고에 대하여 항소하지 않은 사정도 고려되었다.
무기징역형의 '영구 격리' 목적 달성 가능성
재판부는 현재 실정법상 사형제도의 존폐 논란과 함께 1997년 이후 장기간 사형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적인 상황을 언급했다.
더불어 무기징역형 수형인에 대해 형법상 20년이 지난 후 가석방이 가능하지만, 이 사건과 같이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수형자에 대해서는 가석방 여부를 엄격히 심사하고 제한하는 방법을 통해 범죄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키는 무기징역형의 목적과 효과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광주고법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A에 대한 원심의 무기징역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A는 무기징역과 더불어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및 준수사항 부과 명령을 받았다.
[참고] 광주고등법원 2025노50 판결문 (2025. 5. 1.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