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의 일방적 매매 계약 취소, 중도금 미리 입금했으면 막을 수 있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집주인의 일방적 매매 계약 취소, 중도금 미리 입금했으면 막을 수 있다

2020. 01. 22 12:07 작성2020. 01. 22 12:14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아파트 매매 계약 후 약속보다 미리 중도금 입금

집주인 "계약 취소할 건데 왜 입금했냐"⋯파기 의사 밝혀

중도금 입금으로 아파트 매매 계약 효력 유지될 수 있을까?

아파트를 매매하기로 계약한 뒤 시세가 치솟자 집주인이 매매를 취소할 조짐을 보이자 중도금을 미리 입금한 매수인. 이 경우 집주인은 계약을 파기 할 수 있을까? 사진은 19일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사례. 아파트 매매 중도금 미리 입금했다가 생긴 일

A씨는 지난해 12월 꿈에 그리던 내 집 장만을 위해 아파트 매매 계약을 했다. 계약금으로 2000만원을 입금했고, 중도금은 2020년 3월 초에 주기로 했다. 잔금은 2020년 8월에 치루기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러던 지난 1월 초 경제적 여유가 생겨 중도금을 미리 이체했다. 그러자 집주인에게 연락이 왔다. 그는 "매매 계약을 파기하려고 했는데 왜 중도금을 미리 입금했느냐"고 따졌다.


계약서에 '미리 입금하지 말라'는 특약사항 같은 것도 없었던 상황. 이런 경우 누구 말이 맞는 것일까. 변호사들과 함께 이 사안에 대해 분석해봤다.


'특약 조항' 없었다면 중도금 미리 지금 문제없다

집주인이 '중도금 입금'에 예민하게 반응한 건, 중도금이 계좌에 들어오면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도금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계약금의 2배를 물어주면 일방 파기가 가능하지만, 들어온 이후부터는 계약금의 두 배를 물어줘도 파기할 수 없다.


변호사들은 A씨의 경우에 대해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중도금 지급날짜를 정해 놓았어도 '중도금을 지급기일 이전에는 지급하지 않는다'는 특약이 없다면 미리 지급할 수 있다"고 말한다.


법무법인 오른 박석주 변호사는 "중도금 기일 전이라도 중도금을 지급할 수 있고, 매수인(구매자)이 중도금을 지급하고 나면 매도인(집주인)은 계약금의 두 배를 물겠다고 하더라도 매매 계약을 해제할 길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매수인(구매자)이 중도금을 지불하고 나면 매매가 이행된 것으로 봐, 매매 계약 취소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A씨와 같이 매수인(구매자)이 중도금을 미리 지급하는 현상은 매매 계약 후 부동산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등 조짐을 보일 때 볼 수 있다. 부동산 매매 계약을 뒤 가격이 급등하면 계약금의 배액을 물어주고라도 매매 계약을 취소하려 드는 매도인(집주인)이 나오기 마련인데, 그 방지책인 셈이다.


중도금 미리 지급 = 매수인의 이익 포기, 문제 될 것 없어

법률사무소 다감 문창현 변호사는 "중도금 기한이 정해진 경우 이는 매수인(구매자⋅A씨)의 기한 이익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기한 이익을 포기하고 지급하는 것이기에 문제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기한 이익'이란 법률행위에 기한이 붙어 당사자가 얻는 이익을 말한다. 당장 돈을 지급해야 하는 계약보다 1년 뒤에 돈을 지급할 수 있는 계약이 당사자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1년 동안 그 돈을 은행에 넣는다면 받을 수 있는 이자 만큼은 '당사자의 이익'이 된다.


문 변호사는 "이처럼 매수인(구매자)이 기한 전에 중도금을 지급하는 게 적법하므로, 매도인이 계약금의 배액을 준다고 해도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도금 지급했다면⋯'이중 매도' 막기 위해 해야 할 일

위 사례처럼 아파트매매 계약을 한 뒤 시세가 급등하자 매도인(집주인)과 매수인(구매자) 사이 다툼에 대한 대법원 판례(2004다11599)도 있다.


아파트를 매매하기로 계약한 뒤 시장 상황이 변하면서 시세가 치솟자 매도인(집주인)이 구두로 매매 대금을 올려달라 요구했다. 매수인(구매자)은 이에 응하지 않고, 지급 기일 전인데도 중도금을 앞당겨 지급해버렸다. 이에 매도인은 계약금의 배액을 내며 계약 해제를 주장했다. 법원은 누구 손을 들어주었을까?


지난 2006년 이 사건을 심리한 대법원은 "시가 상승만으로 매매 계약의 기초적 사실관계가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어 매도인(집주인)의 계약 내용 변경 요청이 인정되기 어렵고, 중도금을 이행기 전에 지급해서는 안 될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니므로, 매도인(집주인)은 매매 계약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법무법인 다산의 김춘희 변호사도 "대법원 판례에 비추어 A씨의 중도금 지급은 유효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A씨는 매도인(집주인)이 이중으로 매도하지 못하도록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해놓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