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갚을게" "차용증도 써줄게"…그래도 안심이 안 된다면?
"꼭 갚을게" "차용증도 써줄게"…그래도 안심이 안 된다면?
보다 확실하게 돈 받아낼 방법은 없을까?
변호사들이 '금전소비대차 공정증서' 작성 추천한 까닭

과거 자신에게 사기를 쳤던 사람이 갑자기 "돈을 꼭 갚겠다"며 "차용증도 작성해주겠다"고 했다. 차용증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변호사들은 '이것'을 작성해두라고 조언했다. /셔터스톡
A씨와 B씨의 악연은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A씨는 B씨에게 주식투자 명목으로 맡겼던 돈을 전부 잃었다. "큰 수익을 보장한다"고 했지만 B씨는 A씨의 돈을 갖고 잠적해 버렸다. 처음부터 사기였다.
그런데 행방불명 상태였던 그가 최근 갑자기 다시 나타났다. 심지어 "원금에 이자까지 쳐서 갚겠다"며 "합의를 하자"고 했다. 알고 보니 또 다른 사기를 치다가, 경찰에 붙잡힌 듯했고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한 제안으로 보였다. A씨가 망설이자 B씨는 "차용증도 써줄 수 있다"며 "10년 동안 나눠서 꼭 갚겠다"고 했다.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솔깃한 제안이긴 하지만, 상대방을 신뢰할 수 없는 A씨. 차용증을 쓰면 정말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더 확실하게 돈을 받아낼 방법은 없을지 궁금하다.
변호사들은 "차용증은 '돈을 갚기로 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증빙서류"며 "추후 B씨가 돈을 갚지 않아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는 데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나란의 서지원 변호사는 "차용증은 채무자(B씨)가 돈을 빌렸다는 것을 기재한 문서"라며 "금액, 돈을 갚기로 한 날짜, 이름, 서명 또는 날인이 기재돼 있으면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고 봤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도 "차용증을 받아두면 향후 소송을 진행할 때 증거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며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차용증 자체는 돈도 아니고, 차용증을 받았다고 해서 추후 돈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다. 그런 만큼, 변호사들은 "공정증서의 방식으로 차용증을 작성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증서란 공증의 종류 중 하나로 개인이 아닌 공증인이 법률에 따라 스스로 내용을 작성해 기록한 문서를 뜻한다. 이렇게 작성된 차용증을 '금전소비대차 공정증서'라고 말한다.
변호사들이 "금전소비대차 공정증서를 작성하는 게 좋다"고 말한 이유가 있다. 차용증만 받았을 경우, B씨가 돈을 갚지 않았을 때 A씨는 별도의 소송을 통해 강제집행(재산 압류 및 현금화 과정)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금전소비대차 공증증서를 받아두면 이런 재판 없이 곧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이왕이면 B씨가 돈을 갚지 않았을 때 강제집행이 가능한 금전소비대차 공정증서를 작성하자고 요구하라"고 조언했다.
이 밖에도 '보증인(B씨 대신 돈을 갚을 사람)'을 요구하거나, '담보'를 잡아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변호사들은 조언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차용증도, 금전소비대차 공정증서도 돈은 아니므로 B씨의 재산 상황에 따라 돈을 받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위와 같이 조언한 이유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