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혼수·전세금 다 냈다면, 양육권 갖고 재산분할 막을 수 있을까?
남편이 혼수·전세금 다 냈다면, 양육권 갖고 재산분할 막을 수 있을까?
혼수·전세금 전액 부담한 남편
법원, 양육권은 '엄마가 우선'
'주부의 가사노동'도 법적 기여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이혼을 결심한 A씨. 결혼 당시 전세금과 가구, 가전을 모두 혼자 부담했다는 그는 양육권을 가져오는 조건으로 헤어지길 원한다.
그러나 법원은 영아 양육에서 어머니를 우선하고 가사노동도 재산 형성에 기여한 것으로 본다.
"내 돈으로 산 집인데, 아이와 나를 갈라놓으려 한다"
A씨는 최근 자신이 다시 흡연을 하는 것 같다는 이유로 아내가 샤워하는 동안 가방을 뒤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무언가 불만이 생길 때마다 아이와 저를 의도적으로 분리시키려는 행위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아내는 무직이고, 생계는 A씨 수입으로만 유지된다.
"불화 가득한 가정에서 키우느니 차라리 혼자 키우겠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양육권은 가져오고 재산은 한 푼도 내주지 않겠다는 결심은 분명했다.
'엄마가 우선'...왜 법원은 엄마를 먼저 보나
A씨의 가장 큰 바람인 양육권 확보는 가장 넘기 힘든 벽이다.
법원은 이혼 재판에서 직권으로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하는데 그 유일한 기준은 부모의 형편이 아니라 오직 자녀의 복리이고 영아일수록 어머니의 역할을 더 무겁게 본다.
판례는 '유아에 대한 모(母)의 친권 행사는 헌법이 보장하는 모성보호의 원칙에 비추어서도 더욱 두텁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고순례 변호사는 "엄마가 유해한 환경에 있거나 아동학대를 하지 않는 한 100일 미만 영아의 양육권은 대개 엄마에게 지정된다"고 말했다.
'재산분할 0원'의 꿈, 주부의 가사노동도 '기여'로 본다
"단돈 1원도 줄 수 없다"는 계획도 법리상 그대로 이뤄지긴 어렵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부부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한 재산을 나누는 제도(민법 제839조의2)다.
아내가 직접 돈을 벌지 않았어도 임신, 출산, 육아와 가사노동으로 재산 유지에 기여했다고 본다.
고순례 변호사는 "아내가 혼수나 전세 자금에 기여한 바가 없고 현재 무직이라 하더라도, 이혼 소송 시 법원은 가사 노동과 영아 양육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한다"며 "단 1원도 주지 않는 판결은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길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A씨가 혼인 전 마련한 전세금은 '특유재산'으로 인정돼 분할 대상에서 빠지거나 기여도를 낮출 여지가 있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단 1원도 분할하지 않는 것은 법리상 제약이 따를 수도 있으나, 아내의 기여도를 최소화해 재산의 대부분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목표는 '전부 방어'가 아니라 '최소화'다.
이혼 사유부터 부족할 수 있어..'증거가 먼저'
더 근본적인 문제가 남는다. A씨가 겪는 갈등이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민법 제840조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두고 대법원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 난 경우'라는 높은 기준을 제시한다.
법률사무소 한강 허은석 변호사는 "현재 말씀하신 사정만으로는 배우자의 귀책사유가 명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감정만 앞세워 소송을 냈다가는 이혼 청구 자체가 기각될 수도 있다.
증거가 먼저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는 "아내가 자녀와의 분리를 시도하는 순간의 대화 녹취나 카카오톡 내역을 누적해 수집해 두는 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