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지시라도 처벌"…무면허 의료행위, 법의 심판대에 선 방사선사
"원장 지시라도 처벌"…무면허 의료행위, 법의 심판대에 선 방사선사
환자 급증에 물리치료 도왔다가 신고…전문가들 “행위자·지시자 모두 처벌 대상, 첫 조사부터 변호인 동행해야”

원장 지시로 물리치료를 한 방사선사가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 위기에 놓였다. /AI 생성 이미지
물리치료실 환자가 급증하자 원장의 지시에 따라 물리치료 행위를 도왔던 방사선사가 무면허 의료행위로 신고당해 법적 처벌 위기에 놓였다.
본인은 서비스 차원의 행위였다고 항변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며 지시자와 행위자 모두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특히 법원은 상급자의 지시를 따랐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책임을 면제해주지 않으므로, 첫 경찰 조사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원장님이 시켰는데…" 억울함 호소하는 방사선사
방사선사이자 원무팀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최근 물리치료실 환자가 급증하자 원장의 지시에 따라 물리치료 행위를 도왔다. 하지만 이 모습이 누군가에 의해 녹화되어 보건소에 신고되면서, A씨는 형사사건 피의자로 경찰 조사를 앞두게 됐다.
A씨는 자신이 행한 마사지는 환자들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한 것이며, 사용한 기기 역시 의료기기가 아닌 일반인도 다룰 수 있는 제품이었다고 주장했다. 보건소 조사에서 행위 사실은 인정했지만, 그는 자신이 처벌을 받는지, 아니면 업무를 지시한 원장이 처벌받는 것인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다.
법의 심판대: 방사선사의 물리치료, 무엇이 문제인가?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행위가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라고 지적한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의료법 제27조 제1항은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방사선사의 업무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방사선 등의 취급 또는 검사 및 방사선 등 관련 기기의 취급 또는 관리"로 한정된다. A씨가 행한 물리치료는 명백히 면허 범위를 벗어난 행위다.
또한, A씨가 '서비스'라고 주장한 마사지 행위 역시, 대법원 판례(2002도2014 판결)에 따르면 치료나 재활을 목적으로 할 경우 의료행위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법무법인 세영의 김차 변호사는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므로 의료기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판단을 함으로써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면, 이를 하도록 한 사람들의 경우도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게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A씨는 물론 지시를 내린 원장까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인화의 최경섭 변호사 역시 "사용자인 원장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하였다면, 원장 역시 교사범의 책임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며 "업무상 지휘감독관계에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감경사유는 될 수 있을지언정, 그것만으로 A씨의 책이 전혀 없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혼자 절대 가지 마라"…경찰 첫 조사가 운명을 가른다
변호사들은 첫 경찰 조사의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하며, 변호인 동석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조언했다.
검사 출신인 서아람 변호사는 "우선 사건 내용에 관하여 수사관이 전화로 묻는 말에는 절대 대답하시면 안됩니다. 정식 조서가 아니라 수사보고서로 기재될 경우 수사관이 임의로 불리하게 기재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하며, "경찰 조사 당일만이라도 변호사와 동행할 수 있게 조력을 받으시는 게 좋습니다"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법적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섣불리 진술했다가는 자신도 모르게 불리한 증거를 남길 수 있으므로, 수사 초기 단계부터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