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하고 나니 생활비가 200만원에서 50만원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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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하고 나니 생활비가 200만원에서 50만원이 됐어요

2022. 11. 12 16:0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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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을 하고 난 뒤 감정이 상했는지 생활비를 확 줄인 남편. 그러더니 "모자라면 벌어오라"고 말한다. A씨는 이렇게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만 하는 사람과는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 같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한바탕 부부싸움을 하고 난 뒤, 남편이 건넨 한 달 치 생활비는 단돈 50만원이었다. 종전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남편은 아내 A씨에게 "생활비로 그 정도면 충분하다"며 "더 필요하다면 별도로 일자리를 구해라"라고 통보해왔다.


아마 부부싸움으로 감정이 상한 듯한데, A씨 입장에서는 황당하기만 하다. 줄어든 생활비 내에서 아이 양육도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A씨가 무엇보다 화가 나는 건, 그동안 A씨가 살림만 한 것이 아니라 남편이 운영하는 식당 일을 매일 일정 시간 이상씩 도와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싸웠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생활비를 줄여버리고, 모자라면 돈을 벌어오라니. 남편의 이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렇게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만 하는 사람과는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 같다.


부부 간에는 부양의무 있어⋯생활고 처할 정도로 생활비 줄이면 문제

우리 민법은 가족 간에 부양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제974조). 부부 사이 또는 부모와 미성년 자녀 간에는 이러한 의무가 발생한다. 경제적인 능력이 있건 없건 생계를 책임져야 하고, 이를 1차적 부양의무라고 한다.


이에 변호사들은 "남편의 행위가 이러한 민법상 의무를 저버린 것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양육해야 할 자녀가 있는데도 적정한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에스알의 고순례 변호사는 "부부 간에는 부양의무가 있다"면서 "부부싸움을 했다는 이유로 생활비를 줄이는 것은 부당한 처우"라고 했다.


물론, 생활비를 줄였다는 것 자체로 바로 이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배우자가 지속해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데도 이를 모른 척하고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 민법 제840조는 재판으로 이혼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데, 그 중 '배우자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또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


법무법인 대진의 이동규 변호사는 "배우자가 생활비를 일정하게 지급하다가 별다른 이유 없이 생활고에 처할 정도로 줄인 상황"이라며 "이는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도 "단순히 생활비 감액을 재판상 이혼 사유로 보긴 어렵다"면서도 "경제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이 경우엔 이혼 청구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그저 부부 간 감정싸움이 아니라 재판상 이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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