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빚, 대표가 갚아라'…형사 무혐의에도 소송당한 대표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회사 빚, 대표가 갚아라'…형사 무혐의에도 소송당한 대표

2026. 05. 29 11:4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법인과 개인은 별개" 법조계, 개인 책임론에 명확히 선 긋기

자금난으로 폐업한 회사 대표가 협력업체로부터 민사소송을 당했다. / AI 생성 이미지

개인 대출까지 받아가며 회사를 살리려 애썼지만 끝내 문을 닫아야 했던 대표이사. 사기·횡령 등 혐의로 고소당했으나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협력업체는 이번엔 그의 '개인 재산'을 겨냥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법인의 채무를 대표 개인에게 전가하려는 시도에, 법조계 전문가들은 법과 현실의 경계를 명확히 긋고 있다.


신뢰로 시작된 행사, 소송의 악몽으로


법인 A사를 이끌던 대표이사 B씨의 이야기는 한 편의 비극과 같다. 지자체·공공기관과 공동으로 대규모 행사를 주최하며 사업은 순항하는 듯했다. 행사 자금은 후원과 투자 유치로 충당할 계획이었고, 일부 계약금까지 확보된 상태였다.


B씨는 과거 함께 일했던 대행사 X와 별도 계약서 없이 신뢰를 바탕으로 일을 진행했다. 하지만 약속된 후원금 입금이 늦어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B씨는 새로운 투자사와 지분 투자 계약을 맺으며 돌파구를 찾는 듯했지만, 행사 종료 후 투자사는 돌연 투자금 지급을 미뤘고, 다른 투자 건마저 무산되거나 투자사가 폐업했다.


설상가상으로 회사 지분 70%를 보유한 대주주가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회사는 완전한 자금난에 빠졌다. 결국 B씨는 대행사 X에 대한 정산금은 물론, 직원 월급조차 주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B씨를 더욱 옥죈 것은 X사의 공세였다. X사는 B씨와 법인 A를 사기·횡령·배임 혐의로 형사 고소했지만, 수사기관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X사는 대한상사중재원을 통해 법인 A의 지급 책임을 인정받은 뒤, 곧바로 B씨 '개인'을 상대로 행사비 전액을 갚으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며 압박의 고삐를 당겼다.


법인의 빚, 개인이 갚을 의무 있나?…"원칙적 책임 없어"


느닷없이 개인 재산을 잃을 위기에 처한 B씨의 상황에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법인과 개인은 별개'라는 대원칙을 강조했다.


법무법인 창세 박영재 변호사는 "이번 소송의 핵심은 '미지급' 자체가 아니라, ​처음부터 속였는지​, ​돈을 빼돌렸는지​, ​고의로 피해를 키웠는지​ 같은 ‘개인 잘못’이 있었는지입니다"라고 핵심을 짚었다.


법인의 채무불이행 사실만으로 대표이사 개인에게 자동으로 책임이 전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저스트 도형욱 변호사 역시 "X가 질문자님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질문자님 개인이 책임질 이유는 전혀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왜냐하면 질문자님께서 X와 A간 계약에 있어 연대보증으로 입보한 것도 아니고(행사비 차액 부분), 형사 사건도 무혐의가 확정된 상황에서는 불법행위 책임도 인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 부분))"라고 명확히 설명했다.


개인적인 연대보증이 없었고, 불법행위를 저지를 의도가 없었음이 형사 절차를 통해 확인되었다는 취지다.


'형사 무혐의'라는 강력한 방패…개인 책임 막을 방어 논리


그렇다면 X사는 어떤 법리로 B씨 개인의 책임을 주장하는 것이며, B씨는 어떻게 방어해야 할까?


법률사무소 홍대범 변호사는 상대방이 제기할 수 있는 세 가지 주요 주장 즉, ▲상법상 이사의 제3자 책임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 ▲법인격 부인론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어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계약 당시 이미 다수의 투자 계약이 체결돼 있었고 일부 계약금이 입금된 상태였음을 들어, 행사를 완수할 수 있다는 '합리적 기대'가 있었기에 대표의 중과실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한 '처음부터 속이려 했다'는 식의 불법행위 주장에 대해서는, 동일한 사안에 대해 사기·횡령·배임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이 속일 의도가 없었음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회사가 껍데기뿐이었다는 '법인격 부인론'에 대해서도, 행정상 과점주주가 된 것은 대주주와의 '주식 신탁계약'에 따른 형식적인 것임을 입증하면 방어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법원, '개인의 고의적 위법행위' 있었는지 살필 것


결론적으로 법조계는 B씨가 개인 책임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는 "핵심 쟁점은 법인의 채무를 대표이사 개인에게 전가할 수 있는지 여부이며, 형사 무혐의 처분을 근거로 질문자님 개인의 불법행위 성립을 원천 차단하는 방어 전략이 가장 중요합니다"라고 최종 정리했다.


법인의 경영 실패와 대표이사 개인의 법적 책임은 명확히 분리되어야 하며, 객관적 증거를 통해 '개인의 고의적 잘못'이 없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소송의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회사를 살리려다 되레 소송의 늪에 빠진 B씨가 법원의 올바른 판단을 통해 부당한 책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