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경찰관 10m 매달고 달렸는데 '무죄'…고속도로 추격전의 반전
[무죄] 경찰관 10m 매달고 달렸는데 '무죄'…고속도로 추격전의 반전
법원은 왜 운전자 손을 들었나
2차 사고 우려와 아내의 증언이 뒤집은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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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버스전용차로 위반 단속을 하던 경찰관을 매달고 약 10m를 질주한 운전자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누가 봐도 명백해 보이는 공무집행방해 상황이었지만, 재판부는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피고인의 손을 들어줬다.
"정차하세요!"…경찰관 매달고 10m 달린 카니발
사건은 2024년 6월 12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389km 지점에서 발생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소속 B 경장은 버스전용차로를 위반한 카니발 차량을 발견하고 정차를 요구했다.
운전자인 A씨는 3차로에 잠시 차를 세우는 듯하더니, B 경장이 운전석 문손잡이를 잡자 그대로 차를 출발시켰다.
B 경장은 달리는 차에 매달려 약 10m를 끌려가다 속도가 빨라지자 손을 놓치고 도로 위로 튕겨 나갔다. 검찰은 A씨가 위험한 물건인 자동차를 이용해 경찰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했다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씨를 재판에 넘겼다.
운전자의 항변 "2차 사고 무서워 갓길 찾았을 뿐, 경찰관 매달린 줄 몰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는 "단속 경찰관을 보고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한 갓길에 차를 세우려 했을 뿐"이라며 "우측 사이드미러에 집중하느라 경찰관이 문손잡이를 잡고 있는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공무집행을 방해할 고의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속 경찰관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법정에서 "차량 바로 옆에서 손잡이를 당기며 소리를 질렀기 때문에, 운전자가 정차 요구를 분명히 인식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법원의 '무죄' 선고, 결정적 이유는
수원지방법원 윤성식 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의 고의를 입증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죄의 의심이 들더라도,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으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형사재판의 대원칙을 재확인했다.
재판부가 합리적 의심을 품게 된 근거는 다음과 같았다.
당시 조수석에 탔던 A씨의 아내는 "남편이 차를 우측으로 옮기기에 '도망가는 거 아니냐'고 묻자, '지금 여기는 차를 세울 수 없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A씨가 도주가 아닌 안전한 정차 장소를 찾고 있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또한, 단속 경찰관조차 "피고인이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창문이 닫혀 있었고, 고속도로 소음이 심했던 점을 고려하면 A씨가 정차 요구를 듣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A씨가 급가속이나 급차선 변경 없이 서서히 속도를 높였고, 불과 500m 전방 갓길에 스스로 차를 세운 점에 주목했다. 만약 도주나 공격 의도가 있었다면 보이기 힘든 행동이라는 것이다.
결국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방해하려는 고의가 있었다는 점도 명백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