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물 태그 위조해 66만 명분 필로폰 밀반입… 대법, 징역 15년 확정
수하물 태그 위조해 66만 명분 필로폰 밀반입… 대법, 징역 15년 확정
"코로나 약인 줄 알았다" 혐의 부인했지만
법원 "동종 전과·전문적 수법 고려하면 고의 명백"

여행용 가방 태그를 위조해 66만 명분의 필로폰을 밀반입하려던 중국인, 치밀한 수법과 마약 전력 들통나 징역 15년 확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기탁 수하물 태그를 정교하게 위조해 다른 승객의 짐인 것처럼 위장하는 수법으로 시가 20억 원 상당의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하려던 중국인이 징역 15년의 중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중국 국적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위조 태그로 ‘수하물 세탁’… 치밀했던 밀수 경로
A씨는 지난해 8월 캐나다에 있는 공범과 공모해 필로폰 19.9kg이 든 여행용 가방을 인천국제공항으로 밀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필로폰은 도매가 기준 약 19억 9천만 원 상당으로, 약 66만 회(1회 0.03g 기준) 투약이 가능한 대규모 물량이다.
조사 결과 이들은 공항의 수하물 시스템을 악용하기 위해 치밀한 수법을 동원했다. 캐나다 토론토 공항에 있던 공범이 제3자의 수하물 태그 한쪽 면을 잘라내 필로폰이 든 가방에 부착했고, 이를 통해 해당 가방을 정상적인 일반 승객의 위탁 수하물인 것처럼 위장해 발송했다.
A씨는 홍콩발 항공편을 이용해 먼저 국내에 입국한 뒤, 공항 수하물 수취대에서 캐나다에서 도착한 문제의 가방을 수령하려다 잠복 중인 세관 당국에 적발됐다. 공항 세관의 엑스레이 판독 과정에서 다량의 마약 의심 물체가 포착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코로나 약인 줄" 변명… 법원 "마약 조직 활동 전력 있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여자친구의 부탁을 받고 가방을 찾으러 갔을 뿐"이라며 "가방 안에 든 것이 마약이 아니라 코로나 치료제인 줄 알았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내용물의 불법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홍콩에서 마약 범죄 조직원으로 활동하며 관련 범죄로 두 차례 징역형을 선고받고 장기간 복역한 전력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1·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과거 마약류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어 마약 유통의 생리를 잘 알고 있음에도, 수하물 태그를 위조하는 등 매우 전문적이고 조직적인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19.9kg에 달하는 거액의 물건을 단순한 약품으로 오인했다는 주장은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렵다"며 미필적으로나마 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2심서 형량 가중… 대법 "원심 판단 정당"
1심은 A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으나, 검찰은 "죄질에 비해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이에 2심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형량을 징역 15년으로 늘렸다. 2심 재판부는 "마약류 수입 범죄는 사회 전반에 미치는 해악이 커 엄벌이 필요하다"며 "피고인이 누범 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1심의 형은 너무 가볍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법리 판단에 오류가 없고 양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상고를 기각하고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