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83일 영아 엎어 재우고 3시간 방치... 검찰 '예견 가능한 범죄' 실형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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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83일 영아 엎어 재우고 3시간 방치... 검찰 '예견 가능한 범죄' 실형 구형

2025. 11. 27 11:2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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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일 된 아기 엎어 재운 뒤 3시간 잠

'사고' 아닌 '방치'로 실형 구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생후 83일 된 아기가 숨졌다. 부모는 아이를 엎어 재운 뒤 피곤함에 지쳐 함께 잠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표면적으로는 안타까운 '사고'처럼 보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검찰은 전혀 다른 판단을 내렸다. 부모의 '잠'을 아이에 대한 치명적인 '방치'이자 명백한 '범죄'로 보고 실형을 구형했다.


부모가 잠든 사이 아이가 숨진 이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주목한 것은 '잠'이라는 행위 자체가 아니었다. 그 속에 숨겨진 '3시간의 공백'과 부모로서 마땅히 지켰어야 할 '의무 위반'이 핵심 쟁점이다.


엎어 재운 뒤 이어진 3시간의 침묵

사건은 지난 해 9월 15일, 인천 미추홀구의 한 주택에서 발생했다. 20대 아내 A씨와 30대 남편 B씨는 생후 83일 된 둘째 아들 C군을 아기 침대에 눕혔다. 당시 부부는 C군을 엎어 재운 상태였다.


아이를 재운 뒤 A씨 부부도 함께 낮잠을 청했다. 그렇게 흐른 시간은 무려 3시간. 잠에서 깬 남편 B씨가 아이를 확인했을 때, C군은 이미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


B씨는 즉시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C군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인은 '저산소성 뇌허혈증'.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뇌에 손상을 입고 사망에 이른 것이다.


수사 과정에서 이들 부부의 아동학대 전력도 드러났다. C군이 숨지기 두 달 전, 아이를 바닥에 떨어뜨려 머리뼈가 골절되는 상해를 입힌 혐의로 이미 입건된 상태였다. 특히 아내 A씨는 2023년 말 경, 아들에게 신체적 학대를 가한 혐의도 받고 있었다.


검찰은 지난 25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아내 A씨에게 징역 5년을, 남편 B씨에게 금고 2년을 각각 구형했다. B씨는 첫 재판에서 "불찰을 인정하지만 고의는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이 아이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보고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왜 '단순 사고'가 아닌가?… 부모라면 '예견'했어야 할 위험

법적으로 부모가 함께 낮잠을 잔 행위가 처벌 대상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핵심은 '예견 가능성'에 있다.


형법상 과실치사죄는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주의를 게을리했을 때 성립한다. 생후 83일 된 영아는 스스로 목을 가누거나 자세를 바꿀 수 없는 절대적 약자다. 의학적으로도 생후 3개월 미만의 영아를 엎어 재울 경우 영아돌연사증후군(SIDS)이나 질식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법조계는 일반적인 부모라면 이러한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고 본다. 즉, '설마 죽을 줄 몰랐다'는 변명은 법리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아이를 엎어 재운 행위 자체가 이미 사망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었고, 이를 부모가 몰랐을 리 없다는 것이 법적 판단의 전제다.


잠든 3시간, 법은 그것을 '유기'와 '방임'으로 해석했다

검찰이 주목한 또 다른 결정적 유죄 근거는 '3시간'이라는 시간적 길이다.


성인에게 3시간의 낮잠은 단순한 휴식이지만, 보호가 필요한 영아를 둔 부모에게 3시간의 관찰 부재는 법적으로 '방임'에 해당할 수 있다. 아동복지법과 관련 판례에 따르면, 부모는 영아의 호흡과 상태를 수시로 확인해야 할 '고도의 주의의무'를 지닌다.


수유 간격이 2~3시간으로 짧고 기저귀 교체가 잦은 83일 된 영아의 특성상, 3시간 동안 한 번도 아이를 살피지 않고 부모가 모두 잠들었다는 것은 보호자의 의무를 완전히 저버린 행위로 간주된다.


유사 판례에서도 법원은 생후 100일 전후의 영아를 엎어 둔 채 장시간 방치하여 사망한 사건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왔다. 부모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딴짓을 한 것뿐만 아니라, 함께 잠이 들어 아이의 응급상황(질식 등)을 즉시 알아차리지 못한 것 역시 '구호 조치를 불가능하게 만든 과실'로 평가받는다.


결국 이번 사건에서 검찰의 실형 구형은 "피곤해서 잤다"는 항변을 넘어, 아이의 생명을 지켜야 할 부모가 가장 위험한 자세로 아이를 눕히고 장시간 '위험 속에 홀로 두었다'는 사실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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