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나온 유튜브 생중계를 2010년에 봤다?⋯진술 모순에 '무죄'로 뒤집힌 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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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나온 유튜브 생중계를 2010년에 봤다?⋯진술 모순에 '무죄'로 뒤집힌 성범죄

2026. 06. 19 11:4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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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징역 3년 6개월 뒤집혀

피해자 진술 구체적이지만, 객관적 사실과 명백히 배치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새벽에 유튜브 생중계를 봤다"는 진술 하나가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성범죄 사건을 항소심 무죄로 뒤집었다.


지난 2010년, 장애인 복지시설의 임시 사회복지사로 일하던 A씨는 야간 당직 중 9세 지적장애 아동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생생하고 구체적이라며 A씨의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완전히 달랐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월 17일, 원심을 파기하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유튜브 월드컵 생중계' 진술이 품은 치명적 모순


이번 재판의 핵심은 유일한 직접 증거인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믿을 수 있느냐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 중 객관적 사실과 명백히 어긋나는 부분에 주목했다.


가장 결정적인 모순은 '유튜브 축구 생중계'였다. 피해자는 2심 법정에서 "A씨가 컴퓨터로 한국팀 대 외국팀의 축구 라이브 중계를 유튜브로 보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범행이 일어났다고 지목된 2010년 7월 13일 새벽은 이미 남아공 월드컵 경기가 모두 종료된 시점이었다. 더욱이 한국 대표팀은 그보다 한참 전인 6월 26일에 일정을 마무리한 상태였다.


결정적으로 피해자가 언급한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는 사건 발생 이듬해인 2011년 4월경에야 시작됐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피해자의 기억에 오류가 있거나 허위가 개입됐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범행 날짜에 대한 진술 역시 피해자는 "여름 수련회 가기 전날"이라고 특정했으나, 실제 수련회 날짜는 7월 15일부터 17일까지였고 B씨가 해당 시설에서 야간 근무를 한 날은 7월 12일부터 13일까지로 서로 일치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구체화되는 진술, 그리고 무너진 신빙성


피해자의 진술이 사건 발생 후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갈수록 세밀하게 덧붙여진 점도 신빙성을 떨어뜨렸다.


2018년 첫 경찰 조사 당시 피해자는 가해자의 옷차림을 묻는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1심 법정에서는 "반팔티 위에 조끼를 입었다"거나 "옷을 다 벗어서 복근을 봤다"며 진술을 변경했다.


경찰 단계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던 세부적인 행동들도 1심 법정에서 새롭게 추가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건 당시 정황상 범행이 은밀하게 이어지기 어려웠다는 점도 지적했다. 사건 당시 시설은 야간 냉방이 꺼져 각 생활실의 창문과 방문을 모두 열어둔 상태였다.


피해자 진술대로 컴퓨터 소음과 불빛이 환한 비좁은 방 안에서 30~40분간 범행이 이어졌음에도, 곁에서 자고 있던 다른 장애 아동들이 아무도 깨지 않았다는 점은 경험칙상 부자연스럽다고 판단했다.


법원 "유죄 확신하기 부족해"


피해자의 신고 경위와 정신 병력도 재판부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피해자는 과거 동료 이용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본인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나만 처벌받는 것이 억울하다"며 과거 피해 사실을 수사기관에 요청하며 신고했다.


또한 피해자는 망상과 환청을 동반하는 조현병 증상으로 향정신성 약물을 처방받은 이력이 있었으며, 2016년경에도 다른 교사를 살해하려 했다는 심각한 허위 주장을 한 사실이 관련 회의록을 통해 확인됐다.


반면 피고인 A씨는 수사 초기부터 일관되게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사건 발생 직후에도 단기보호센터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며 동료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았고, 퇴사 후 오랜 기간 어떠한 범죄 전력 없이 가정을 꾸리고 살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과 같이 이 사건 기재 사실이 실제로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유일한 직접증거인 피해자의 진술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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