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쓴 것 자체는 문제없다, 다만 "여기 받아준다" 공유한 건 문제다
머지포인트 쓴 것 자체는 문제없다, 다만 "여기 받아준다" 공유한 건 문제다
머지포인트 제휴처 축소 긴급 공지에 혼란⋯뒤늦게 포인트 털기 돌입한 사람들
사태 심각성 모르는 가게 골라서 온라인에 공유하고, 포인트로 물건 사재기
'폭탄 돌리기'라는 비난⋯자신의 피해만 줄이려 했던 소비자들, 법적 책임질지 알아봤다

최근 머지포인트의 '돌려막기' 의혹에 더해, 일부 이용자들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태를 보였다. "못 쓰게 되기 전에 포인트를 다 털어야 한다"며 사태 심각성을 몰랐던 자영업자들에게 '폭탄 돌리기'를 했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언제나, 무제한 20%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세웠던 머지포인트. 한때 누적 이용자 100만명을 자랑했던 머지포인트가 벼랑 끝에 섰다. 신규 고객이 포인트를 구매한 대금으로, 기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돌려막기'(폰지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이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태들이 이어졌다. 하루아침에 포인트를 쓸 곳이 없어지자 "못 쓰게 되기 전에 포인트를 다 털어야 한다"며, 아직 포인트 사용이 가능한 가게들을 찾아 나선 것이다.
"여기는 여전히 머지포인트를 받는다" "머지 심각성을 아직 모르는 상태"라며 특정 가게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포인트 구매가 통하면 수십만원어치 물건을 사재기했다. 아예 선 결제를 하고 간 경우도 있었다. 이로 인해 일부 가게는 "지난 12일 하루에만 머지포인트에 의한 매출액이 1000만원이 넘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간만에 매출을 올린 줄 알았다가, 뒤늦게 '남은 포인트 털기'에 이용됐다는 걸 안 가게 사장님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다. 너도나도 쓰고 간 머지포인트가, 고스란히 사장님들의 빚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과거 IMF 시절 문제가 됐던 부도어음 돌려막기와 비슷한 행동"이라며 "부도가 날 줄 알면서도 해당 어음을 쓴 사람에게 사기죄가 적용됐듯, 이번 것도 똑같이 처벌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일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포인트 이용 행위 자체를 문제 삼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모두 공통된 의견이었다.
김현귀 법률사무소의 김현귀 변호사는 "머지포인트 이용자들은 할인 포인트를 사전에 구매했고, 이를 정해진 제휴처에서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제휴처를 기망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사업장에서 이후에 머지포인트 판매액을 정산받을 수 있느냐는, 이용자의 권한 밖 문제"라며 "이용자의 포인트 이용행위 때문에 포인트 가맹점들이 손실을 입었다고 연결 짓기엔 (법적으로 보면) 다소 무리가 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법무법인(유) 강남의 이필우 변호사도 "현재 머지포인트가 '판매 중단'을 한 거지 '사용 중단'을 한 건 아니다"라며 "현실적으론 여전히 사용 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부도어음을 사용한 경우와 똑같이 사기죄를 적용하긴 어렵다"고 짚었다.
다만, 모든 이용자가 면책되는 건 아니다. 변호사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포인트 사용처를 적극 홍보하거나 물건 사재기 등을 한 경우라면 상황이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법률자문

옳은 법률사무소의 강승구 변호사는 "서비스가 축소된 이후, 아직 남아 있는 포인트 가맹점을 이용한 정도라면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런 행동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강 변호사가 예시로 든 건 ▲아직 사태를 인지하지 못한 가맹점 정보를 공유하거나 ▲불필요한 물품 등을 대량 구매하고 ▲선결제를 해둔 경우 등이다.
강승구 변호사는 "사장님들이 사태 심각성을 몰랐다는 걸 적극 이용한 점에서, 일부 이용자의 고의가 인정된다"며 "머지포인트 이용자 자신들의 손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취했다면, 민사상 불법행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필우 변호사도 "단순히 포인트를 이용한 정도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가게 정보를 공유하고 소비를 부추긴 사람들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① 여러 사람들이 특정 가게를 찾아가도록 했고 ② 거기서 포인트를 사용하도록 부추김으로써 ③ 가게의 피해를 키운 점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등에 주동해서 글을 올리고 "여기는 아직 모른다, 어서 가서 사용해라"와 같은 말과 행동을 했다면 책임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고 봤다. 이 변호사는 "이런 경우 민사상 고의·과실에 의한 불법행위가 인정될 것"이라면서 "형사 처벌까진 아니어도, 가게의 피해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조차 손해가 예상되는 상품권을 일부러 사용하는 행위가 정당한 권리 행사인지 의문"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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