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휘두른 흉기에 숨진 어머니, 그래도 어머니는 마지막까지 아들을 감쌌다
아들이 휘두른 흉기에 숨진 어머니, 그래도 어머니는 마지막까지 아들을 감쌌다
말다툼하던 중⋯정신질환 있는 아들, 격분해 흉기로 어머니 찔러
어머니는 의식 잃기 직전까지 "스스로 찔렀다"며 아들 감싸
항소심 재판부, 1심과 같은 형량 선고했지만 '치료감호' 명령

지적장애와 주의력결핍과잉충동장애(ADHD) 등 정신질환을 앓는 아들에 의해 목숨을 잃은 어머니. 하지만 마지막까지 아들의 범행은 숨겼다. /셔터스톡
"네가 싫다"는 푸념 섞인 이 말에 격분한 중학생 아들은 어머니를 칼로 찔렀다. 아들은 지적장애와 주의력결핍과잉충동장애(ADHD) 등 정신질환이 있었다. 이상증세가 없을 때의 아들은 애교가 많고 살가웠지만, 때론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다. 이날 A(16)군은 어머니 B(42)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어머니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흉기는 B씨의 간까지 손상될 정도로 깊숙이 들어갔다. 하지만 그런 고통 속에서도 어머니 B씨는 누가 자신을 찔렀는지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거짓말을 했다. 이유는 한 가지. 아들을 감싸기 위해서였다. 결국 B씨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아들과 말다툼을 하다 화가 나 스스로를 찔렀습니다."
아들인 A군이 처벌을 까봐 어머니는 거짓말을 했지만, A군은 경위를 묻는 경찰에게 곧바로 자신의 범행을 털어놨다.
A군은 주의력결핍과잉충동장애(ADHD)와 정신지체 등 지적장애, 우울증 등을 진단받은 상태였다.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에 어머니 B씨는 하던 일까지 그만두고 A군을 정성으로 보살폈다. 그러다 지난해 2월, 평소처럼 저녁 식사를 가지던 중 말다툼이 살인 사건으로 번졌다.
형법상 존속살해 혐의(제250조)로 재판을 받게 된 A군은 재판에서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며 "엄마가 보고 싶고, 아빠와 함께 살고 싶다"는 말만 반복했다.
1심을 심리한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채대원 부장판사)는 A군에게 장기 4년, 단기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동시에 법정 구속했다. 장기와 단기로 나뉘어 형이 선고된 이유는 A군이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였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단기형(3년)을 채우면 A군은 교정 당국의 평가에 따라 조기 석방될 수 있다.
재판부는 "사소한 말다툼으로 친모를 살해한 반인륜적 범행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만 16세의 소년이라는 점 ▲A군의 아버지가 선처를 바라며 강한 치료 의지를 보이는 점 ▲A군의 상태가 범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봤다.
A군 측의 항소로 열린 2심. 지난달 16일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백승엽 부장판사)는 A군에게 1심과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1심의 형량이 가볍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하면서다. 다만, 이와 별도로 A군에게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검사의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인 결과다. 치료감호를 받으면 치료감호시설에 수용되고, 치료를 위한 별도의 조치를 받게 된다. 이 기간은 형집행기간에 포함한다.
A군이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해 치료가 필요하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치료감호 명령을 받은 A군은 치료감호시설에 수용돼 치료를 위한 조치를 받게 된다.
2심 재판부는 양형 사유에 대해 "은혜를 헤아리지 못하고 순간적인 화로 모친을 찔러 살해했으니 그 결과가 매우 중하다"면서도 "중증의 심신미약이 인정되고, 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증상이 조절됐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모두 고려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