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심판 아니다" vs. "문제없다"⋯변호사가 본 윤석열 징계위 '절차상 하자' 논란
"공정한 심판 아니다" vs. "문제없다"⋯변호사가 본 윤석열 징계위 '절차상 하자' 논란
15일 2차 심의 앞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
10일 시작부터 '절차상 문제'로 충돌⋯양측 모두 대법원 판례 바탕으로 논쟁
관건은 '기피 신청권 남용' 여부⋯변호사들에게 물어봤더니

2라운드로 넘어간 윤석열 총장의 징계 심의. 지난 10일 있었던 1차 심의에서는 윤총장 측과 징계위 측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징계 자체 내용이 아니라, 절차적인 문제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10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열린 현직 검찰총장 징계 논의. 9시간 30분 동안 격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진 못했다. 징계 내용에 대한 이견 때문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시간이 형식적 절차에 대한 공방으로 허비됐다. 징계를 결정할 징계위원이 그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이냐는 '공정성 시비'가 공방의 핵심이었다.
논란의 불씨는 윤 총장 측이 법무부 징계위원 5명 중 4명에 대한 기피 신청을 내면서 시작됐다. "이들에겐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려우니 징계위원에서 제외해달라"는 취지였다. 징계위 측은 이를 즉각 기각했는데, 이에 대해 윤 총장 측은 "징계 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게 확실해졌다"며 "향후 소송에서 이 부분을 확실하게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총장은 징계위원들이 '품앗이' 하듯 동료 징계위원을 구제해줬다는 주장을 펼쳤다.
기피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기피 신청을 당한 위원을 제외한 다른 위원들'이 정하게 되는데, 징계위원들끼리 서로를 서로가 구해줬단 취지다.
이에 대해 윤 총장 측은 사실상 스스로에 대한 기피 여부를 판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른바 '셀프 판단' 논란이다.
반면 징계위원회 측은 "윤 총장이 기피 신청권을 남용했다"고 맞받아쳤다. 윤 총장 측이 '무더기 기피 신청'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벌어진 일이라는 입장이다. 징계위 관계자는 "징계를 받을 상황에 놓인 혐의자가 이런 식으로 기피 신청을 하게 용인할 경우, 징계위 구성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윤 총장 측과 징계위 측은 모두 대법원 판례를 제시했다. 총 3건의 대법원 판례였다.
세 판례를 종합하면 하나의 기준이 나온다.
"어떤 사람들(한 '그룹')이 동시에 같은 사유로 기피 신청을 당했다면, 그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서로의 기피 판단에 대한 의결에 참여할 수 없다. 다만 처음부터 신청이 '기피 신청권 남용'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예외적으로 의결에 참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B⋅C 세 위원이 '공통 사유'로 기피 신청을 당했다면, A위원에 대한 기피 판단을 할 때, B⋅C 두 위원은 의결에서 빠져야 한다는 것이다. B⋅C 위원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원칙은 위와 같이 "다른 사람 의견에 참여할 수 없다"지만, 예외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윤 총장 측은 이번 사안이 '원칙'에 해당한다고 주장했고, 징계위 측은 기피 신청권 남용으로 '예외'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결국 핵심은 '기피 신청권 남용'이 있었는지 여부가 된다.
기피 신청권 남용이 인정되면 → 다른 사람에 대한 의결이 가능하고 → 그렇게 되면 징계위 말대로 절차상 하자가 아니다.
반대로 기피 신청권 남용이 아니라면 → 다른 사람에 대한 의결이 불가능한데도 징계위가 감행했으므로 → 절차상 하자다.
즉 '기피 신청권 남용' 여부가 관건이다. 여기에 대한 우리 법원의 판단은 단순하지 않다. 판례들은 일관되게 "징계에 이르게 된 경위, 피징계자가 징계 절차에서 취한 행태, 기피 신청의 시기 외 횟수, 기피 사유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로톡뉴스는 실제 변호사들에게 '남용' 여부에 관해 물어봤다. 의견은 다양했다.
법률 자문

"기피 신청권 남용 맞는다"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는 "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징계위원 대부분에 대해 동시에 기피 신청을 함으로써 징계위를 구성할 수 없게 했기 때문"이라며 "징계위원의 출신, 특정인과 친분 여부 등과 같은 이유는 구체적인 증거가 될 수 없다"며 "(이를 들어)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는 주장은 부적합하다"고 했다.
현재 알려진 윤 총장 측의 기피 사유는 징계위원들 경력(검찰 과거사 출신)과 특정인과 친분(사건 관계자와 같은 고등학교 출신), 과거 발언 등이 대부분이다. 이런 사정들은 "타당한 기피 사유가 아니므로 기피 신청권 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다.
"아직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
판단을 유보한 변호사들도 있었다. 법무법인 최선의 이준상 변호사는 "징계위원 다수에 대해 기피 신청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남용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실제로 합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대세의 박천사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지금 단계에서는 어느 쪽의 주장이 더 적법하다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기피 신청권 남용 아니다"
하지만 "기피 신청권의 남용이라고 볼 수 없다"며 "따라서 절차상 하자가 분명하다"고 강하게 주장한 변호사도 있었다. 윤 총장 측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의견이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상임위원 경력의 김상배 변호사(변호사 김상배법률사무소)는 "징계 혐의자(윤 총장) 측이 나름대로 소명자료를 갖춰 상당한 증거를 제출했다면 기피 신청을 받아들였어야 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기피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기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위원들의 위촉 시기 여부도 향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윤 총장의 징계를 앞두고 임기가 끝나지도 않은 위원들을 교체했거나, 위촉했다면 역시 절차상 하자가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절차상 하자가 맞느냐, 아니냐'를 두고 설전을 벌이는 건 향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만약, 징계위에서 윤 총장의 징계를 결정하면 향후 윤 총장이 불복 소송(징계 집행 정지신청⋅징계 처분 취소소송)에 나설 확률이 높다. 그때 징계위 구성이 절차상 하자로 인정된다면 우리 법원은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징계 자체의 효력이 정지되거나, 취소된다는 뜻이다.
임원택 변호사는 "절차상 하자가 명백하다면 (윤 총장 측의) 징계 집행 정지 신청 등이 인용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고, 이준상 변호사도 "절차상 하자가 인정되면 향후 행정소송에서 징계 처분이 취소될 것"이라고 했다.
박천사 변호사 역시 "징계처분이 취소 또는 무효될 수 있다"며 같은 의견을 보였다. 김상배 변호사는 "당연히 징계 처분의 취소 사유에 해당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무조건적으로 윤 총장이 유리한 것은 아니다.
임 변호사는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고 해도 다시 징계위원을 다시 선정해 새롭게 징계위원회를 개최하는 식으로 하자를 치유할 수 있다"고 했다.
정리하면 절차상 하자를 보완해 언제든지 다시 징계위를 여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